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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원익 꺾고 PS 희망 살렸다
[KB바둑리그]
  • 조회수 : 128 |등록일 : 2026.02.02
▲ 2국에서 이지현(원익)을 제압한 쉬하오훙(오른쪽 첫 번째)이 한해원 감독의 복기를 듣고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마한의 심장 영암이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1일(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3라운드 4경기에서 마한의 심장 영암이 원익을 3-2로 간신히 따돌렸다.

챔피언 결정전 직행을 향해 울산 고려아연과 치열한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원익. 자력 진출은 물 건너갔지만 남은 2판을 모두 잡으면 기적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는 마한의 심장 영암. 두 팀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한판이다.

▲ 나종훈 심판의 개시 선언과 함께 시작된 1국에서 이원영(원익)과 홍성지(마한의 심장 영암)가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1국 마한의 심장 영암 홍성지(2지명) vs 원익 이원영(3지명)
홍성지, 290수 흑 4.5집 승. 마한의 심장 영암 1-0 원익

영암의 첫 주자로 나선 홍성지는 주장 신진서와 함께 합산 전적 18승 5패로 리그 최강의 '원투 펀치'를 이루고 있다. 원익 이원영은 1국 상대로 신진서(마한의 심장 영암)·김명훈(정관장)에 이어 홍성지까지 리그를 대표하는 강자들을 연달아 만나는 불운 속에서도 선봉 첫 승에 도전했다.

유려한 행마가 장기인 홍성지를 상대로 우변에서 감각적인 행마를 선보인 이원영이 먼저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상변에서 실리를 밝힌 것이 화를 불렀다. 홍성지의 반격에 중앙의 요석 넉 점을 헌납하며 바로 역전을 허용했다. 유리한 바둑을 지키는 능력이 탁월한 홍성지가 바둑을 그대로 마무리했다. 마한의 심장 영암이 선제점을 가져갔다.


▲ 농심배에 출전한 주장 신진서의 빈자리를 묵묵히 지켜낸 베테랑 홍성지(마한의 심장 영암). 시즌 9승 4패.

2국 마한의 심장 영암 쉬하오훙(후보) vs 원익 이지현(2지명)
쉬하오훙, 182수 백 불계승. 마한의 심장 영암 2-0 원익

순위 경쟁이 치열한 리그 후반, 단독 선두를 달리다 2연패로 주춤한 원익 이희성 감독은 이지현을 소방수로 투입했다. 영암은 3년차 장수 외국인 선수 쉬하오훙으로 연승 사냥에 나섰다. 양자 대결은 이지현이 3승 1패로 앞섰다.

중반 들어 중앙 전투에서 먼저 포인트를 올린 쉬하오훙이 리드를 잡았다. 반격에 나선 이지현이 우상귀와 좌상귀에서 기민한 수순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정작 승부처는 하변이었다. 쉬하오훙이 상대 흑 진영에서 준비된 폭탄을 터트리며 이지현의 항복을 받아냈다. 예상을 깨고 영암이 2-0으로 앞서갔다.


▲ 양딩신·안성준·신민준·변상일에 이어 이지현(원익)까지 리그의 정상급 선수들만 골라 만나고 있는 쉬하오훙(마한의 심장 영암). 시즌 3승 2패.

3국 원익 진위청(후보) vs 마한의 심장 영암 이재성(4지명)
진위청, 200수 백 불계승. 원익 1-2 마한의 심장 영암

이날 경기는 농심신라면배 3차전 출전으로 양 팀의 주장 박정환과 신진서가 결장한 가운데,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출전했다. 원익은 피셔 룰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진위청 카드를 꺼냈다. 영암은 2승 7패로 혹독한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재성을 내세웠다.

초반 좌하귀 접전에서 이재성이 예상 밖 소득을 올렸다. 그러나 진위청이 우변에서 크게 수를 내며 국면을 완전 장악했다. 한때 생각시간을 6분 이상 누적한 진위청은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초읽기에 몰리지 않으며 여유롭게 불계승을 거뒀다. 원익이 1-2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 이재성(마한의 심장 영암)을 제압하고 외국인 선수 최다승 5승 1패를 기록한 진위청(원익)

4국 원익 김은지(4지명) vs 마한의 심장 영암 심재익(3지명)
김은지, 261수 흑 불계승. 원익 2-2 마한의 심장 영암

급한 불을 끈 원익은 리그 최강 4지명 김은지를 투입했다. 올 시즌 1승 6패로 최종국에서 취약점을 보인 영암은 뒤를 생각하지 않고 3지명 심재익으로 정면 승부를 택했다.

조용하던 국면은 좌하귀 패싸움으로 일촉즉발의 순간을 맞았다. 시한폭탄을 남겨둔 채 상변으로 옮겨진 전장에서 김은지가 효과적인 타개 솜씨를 보이며 우위를 확보했다. 그것도 잠시, 우상귀에서 김은지의 완착이 나오며 심재익이 다시 전세를 뒤집었다. 종반전, 중앙에서 김은지의 통렬한 노림수가 작렬했다. 심재익이 끝까지 저항했지만 승부는 이미 기운 뒤였다. 마침내 원익이 2-2 동점을 만들었다.


▲ 팀에서 주장 박정환 다음으로 많은 승수를 기록 중인 '전천후 스윙맨' 김은지(원익). 시즌 7승 3패.

5국 마한의 심장 영암 최광호(5지명) vs 원익 강지훈(5지명)
최광호, 265수 흑 11.5집 승. 마한의 심장 영암 3-2 원익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개인 승리가 1승이라도 더 필요했던 한해원 감독의 '심재익 카드'가 수포로 돌아가며 최종국이 이어졌다. 나란히 4연패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최광호와 강지훈의 5지명 대결. 상대 전적은 뜻밖에도 강지훈이 5전 5승으로 압도적인 우위였다.

초반 신중한 행마 속에 균형을 이뤘던 바둑은 우상귀에서 최광호의 실착으로 강지훈이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좌상귀 백돌을 노려간 최광호의 강수가 통했다. 강지훈이 갑자기 난조에 빠지며 좋았던 형세를 내주고 말았다. 최광호가 손바람을 내며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마한의 심장 영암이 3-2 최종 승리를 지켰다.


▲ 강지훈(원익)을 상대로 통산 5패만을 당했던 최광호(마한의 심장 영암)가 귀중한 결승점으로 전패 수모를 일거에 만회했다. 시즌 2승 6패.

원익의 충격적인 3라운드 연속 패배로 울산 고려아연이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가까스로 승리한 마한의 심장 영암은 실낱같은 준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이어갔다.

13라운드를 모두 마친 결과 포스트시즌의 윤곽이 드러났다. 울산 고려아연, 원익, 영림프라임창호 상위 3개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한옥마을 전주, 수려한 합천, GS칼텍스, 마한의 심장 영암 4개 팀은 남은 포스트시즌 티켓 한 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월드컵 때마다 경우의 수를 따지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처럼 최종 라운드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다승 순위에서는 13라운드 결장에도 불구하고 신진서(마한의 심장 영암)가 10승 1패로 단독 1위를 굳건히 지켰다. 그 뒤로 강유택(9승), 송지훈(9승 3패), 김명훈·변상일·신민준·홍성지(이상 9승 4패), 박민규(9승 5패)까지 무려 7명이 2위 그룹을 형성했다.

오는 8일(일) 정규리그 최종 14라운드는 4경기가 동시에 치러지는 통합 라운드로 진행된다. GS칼텍스-한옥마을 전주, 정관장-수려한 합천, 마한의 심장 영암-영림프라임창호, 원익-울산 고려아연의 대진이 예정되어 있다.



○●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 방식으로 총 14라운드 56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우승 상금 2억 5,000만원을 놓고 최종 대결을 펼친다. 매 경기 5판 3선승제로 진행되며, 기본 시간 1분에 착수할 때마다 15초가 추가되는 피셔 룰 방식이 적용된다.

▲ 2국에서 이지현이 쉬하오훙(마한의 심장 영암)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자 사뭇 심각해진 원익 검토실

▲ 4국을 이기고 검토실에 돌아온 김은지(원익)가 자신의 바둑을 동료들과 검토하며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 믿음직한 맏형 홍성지가 불리한 바둑을 역전시키자 분위기가 한껏 밝아진 마한의 심장 영암 검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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