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림프라임창호가 리버스 스윕쇼를 연출하며 디펜딩 챔피언다운 저력을 과시했다. 18일(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1라운드 4경기에서 영림프라임창호가 GS칼텍스를 3-2를 꺾었다.
지난 경기에서 5연패 사슬을 끊고 전열을 정비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6위 GS칼텍스, 그리고 울산 고려아연·원익 등 선두권 추격에 나선 3위 영림프라임창호의 대결이다. 현재 순위와 달리 상대 전적은 GS칼텍스가 전반기 3-1 승리를 포함해 통산 3전 전승.
▲ 이현호 심판의 개시 선언으로 GS칼텍스와 영림프라임창호의 혈투가 시작됐다.
1국 GS칼텍스 권효진(4지명) vs 영림프라임창호 송지훈(3지명)
권효진, 285수 백 0.5집 승. GS칼텍스 1-0 영림프라임창호
GS칼텍스는 시즌 성적 5전 전패로 승리가 절실한 권효진(랭킹 61위)을 선발로 출격시켰다. 영림은 7승 2패로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송지훈(랭킹 11위)이 선봉장으로 나섰다.
권효진이 하변에 침투한 흑돌을 공략하며 국면의 주도권을 장악했다. 이어진 공방전에서 잠시 균형을 맞췄던 송지훈이 좌하귀에서 후수를 잡은 것이 뼈아픈 실책이 됐다. 100여 수에 걸친 끝내기를 주고받으며 송지훈이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결국 반집이 부족했다. 권효진이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하며, 팀에 값진 선제점을 안겼다.
▲ 강력한 3지명 송지훈을 상대로 행운의 반집승을 거두며, 팀에 귀중한 선제점을 안긴 권효진(GS칼텍스)
2국 GS칼텍스 김승재(5지명) vs 영림프라임창호 오병우(5지명)
김승재, 149수 흑 불계승. GS칼텍스 2-0 영림프라임창호
이날 경기 전까지 승리를 신고하지 못한 두 명의 선수, 권효진과 오병우.
앞선 1국에서 권효진이 승리를 거두며, 시즌 4패를 기록 중인 오병우만 홀로 남았다. 2국에서 흔치 않은 5지명 맞대결, 오병우는 김승재를 상대로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을까.
초반부터 김승재가 상대 진영 곳곳을 침투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하지만 오병우가 침착하게 대응하며 대세를 주도해갔다. 반격을 모색하던 김승재의 승부수가 터졌다. 하변에 잡혀있던 두 점을 움직이는 교란 작전으로 형세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GS칼텍스가 2-0으로 영림을 압박했다.
▲ 8라운드에서 김명훈(정관장)을 꺾은 데 이어 오병우(영림프라임창호)를 상대로 두 번째 승리를 거둔 김승재(GS칼텍스)
3국 영림프라임창호 강동윤(1지명) vs GS칼텍스 김정현(2지명)
강동윤, 169수 흑 불계승. 영림프라임창호 1-2 GS칼텍스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연패를 당한 영림은 에이스 강동윤을 호출했다. 여유가 생긴 GS칼텍스의 대항마는 김정현이었다. 상대 전적은 강동윤 기준으로 9승 4패.
승부는 우하귀에서 갈렸다. 초반 승부처에서 여러 가지 옵션을 고민하던 김정현의 선택이 좋지 않았다. 큰 실리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강동윤이 특유의 중후반 장기를 살리며 바둑을 마무리했다. 주장 강동윤의 완승으로 영림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팀을 구해낸 주장 강동윤(영림프라임창호). 시즌 6승 3패와 함께 자신의 승패가 팀 승패로 이어지는 평행이론 역시 계속됐다.
4국 영림프라임창호 박민규(2지명) vs GS칼텍스 원성진(1지명)
박민규, 184수 백 불계승. 영림프라임창호 2-2 GS칼텍스
초중반 기민한 수순을 선보인 박민규가 포인트를 올리며 앞서갔다. 중반 들어 상중앙에 두터운 세력이 쌓이자 원성진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원성진은 좌상귀 백 진영을 수중에 넣으며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승부가 끝나갈 무렵, 믿기 힘든 반전이 일어났다. 박민규의 응수타진에 당황한 원성진이 우상귀를 헌납하며 무너진 것. 박민규의 극적인 역전으로 승부는 최종국까지 이어졌다.
▲ 원성진(GS칼텍스)에게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동점을 만든 박민규(영림프라임창호). 시즌 8승 3패, 상대 전적 6승 7패.
5국 영림프라임창호 강승민(4지명) vs GS칼텍스 나현(3지명)
강승민, 236수 흑 2.5집 승. 영림프라임창호 3-2 GS칼텍스
개막 당시의 기대가 무색하게 시즌 1승 4패로 부진한 강승민, 6승 3패로 순항 중인 나현이 최종국에서 맞붙었다. 지명과 랭킹뿐만 아니라 상대 전적도 나현(랭킹 23위)이 강승민(랭킹 44위)에게 4승 2패로 앞서 있다. 그러나 중압감이 클 수밖에 없는 최종국 승부는 데이터를 비웃기라도 하듯 예상을 빗나갈 때가 많다.
팽팽하게 맞선 중반전. 우상귀 접전이 일단락되자, 전장은 좌상귀로 옮겨졌다. 우상귀와 같은 모양에서 시작된 싸움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았다. 나현이 결정적인 방향 착오를 일으키면서 강승민의 중앙 실리가 순식간에 불어났다. 더 이상 변수를 일으킬 만한 곳도 별로 없었다. 결국 강승민이 2.5집을 남기며, 3-2 대역전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 상대 전적 2승 4패, 시즌 1승 5패의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귀중한 결승골을 터트린 강승민(영림프라임창호)
이날 경기는 김영환 감독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하위 지명자 듀오, 권효진과 김승재의 초반 연승으로 GS칼텍스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믿었던 1·2·3지명 삼각편대가 무너지며 허무하게 역전패로 끝났다. 반면에 1·2국 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영림은 강동윤과 박민규의 만회골과 강승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기적적인 3-2 리버스 스윕을 완성했다.
하위권 팀들의 약진 속에 리버스 스윕만 세 차례나 발생한 11라운드가 종료됐다. 8연승 가도를 달린 울산 고려아연이 선두로 뛰어올랐고, 8승 3패 동률을 허용한 원익이 2위로 내려앉았다. 영림프라임창호가 7승 4패로 뒤를 쫓는 가운데, 포스트시즌 남은 한 자리를 놓고 나머지 팀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편 개인 다승 순위는 강유택에게 시즌 첫 패배를 당한 신진서가 9승 1패로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고, 홍성지·김명훈(이상 8승 3패), 박정환·박민규(이상 8승 4패)가 승수를 추가하며 2위 그룹을 형성했다.
정규리그 12라운드는 오는 22일(목)부터 울산 고려아연-영림프라임창호, 한옥마을 전주-수려한 합천, GS칼텍스-원익, 정관장-마한의 심장 영암의 대결이 예정되어 있다.
○●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 방식으로 총 14라운드 56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우승 상금 2억 5,000만원을 놓고 최종 대결을 펼친다. 매 경기 5판 3선승제로 진행되며, 기본 시간 1분에 착수할 때마다 15초가 추가되는 피셔 룰 방식이 적용된다.
▲ 막내 권효진(가운데)의 시즌 첫 승에 GS칼텍스 팀 선배들이 환하게 반색하며 맞이한 후 복기에 동참했다.
▲ 김지석 9단(왼쪽 첫 번째)이 어린 딸과 함께 영림프라임창호 검토실에 깜짝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