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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1차전] 박정환 또 '반집'...티브로드, 대역전승
티브로드, 정관장 황진단에 '2패 뒤 3연승'...강유택 결승점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6-11-20 오전 1:53:48
▲ 박정환(오른쪽)이 박진솔에게 반집 역전승을 거두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티브로드가 정관장 황진단을 3-2로 꺾고 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했다.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티브로드, 대역전극으로 1차전 승리

3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티브로드가 강팀다운 저력을 발휘했다. 티브로드는 18일~19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정관장 황진단을 3-2로 꺾고 승리했다. 티브로드는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 3위팀이고 정관장 황진단은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2위팀이다.

한 편의 짜릿한 역전 드라마였다. 1차전 첫날 박정환이 부재한 상태에서 두 판을 정관장 황진단에게 모두 내준 티브로드는 가망이 없어 보였다. 분위기만 놓고 볼 때는 박정환을 써보지도 못하고 질 공산이 컸다. 최근 5년 동안 포스트시즌에서 '2패 뒤 3연승'의 대역전극이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도 이런 결과를 기정사실화하는 듯했다.


▲ 제3국. 중반까지 흔들림 없는 우세를 유지했던 김명훈(오른쪽)이 박민규의 대마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자중지란을 일으키면서 형세가 역전됐다(192수 박민규 백 불계승).


하지만 티브로드는 달랐다. 2년 연속 한솥밥을 먹으며 포스트시즌을 치른 경험이 위기를 이겨내는 밑천이 됐다. 전날 양 팀의 주자가 예고된 3국에서 박민규가 김명훈을 상대로 역전승한 다음 4국에서 박정환이 박진솔에게 극적인 반집 역전승을 거두며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마무리는 '우승 청부사' 강유택의 몫이었다. 이미 분위기가 티브로드쪽으로 돌아선 상태에서 이창호 9단을 상대로 완승의 내용을 펼치며 팀의 대역전승을 마무리지었다. 티브로드가 왜 강한 지, 큰 승부에 대한 경험이 있고 없고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뚜렷이 보여주는 한 편의 반전극과도 같았다.


▲ 포스트시즌을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정규시즌 때 강유택에게 2패를 당했는데 아주 잘 두는 것 같다. 다시 만나 한 수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던 이창호 9단(오른쪽). 하지만 막상 대면이 이뤄지자 초반부터 밀리며 3패째를 당했다(172수 강유택 백 불계승).


정관장 황진단으로선 3국과 4국의 잇단 역전패가 뼈아팠다. 특히 4국은 박진솔이 '에이스 킬러'란 별명 그대로 월척을 거의 낚은 상태에서 헛발을 디딘 격이라 아쉬움이 더욱 컸다. 중앙에서 쓸데없이 패에 집작하다가 역전의 빌미를 줬다.

중계석의 이현욱 해설자는 "사실 분위기상으론 정관장 황진단의 3-0 승리가 유력했는데..."라고 운을 뗀 다음 "정규리그 때부터 정관장 황진단 선수들이 티브로드팀을 좀 껄끄럽게 생각하는 조짐이 엿보였는데 그 여파가 이런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는 말로 대역전패의 원인을 분석했다.


▲ 4국은 국가대표팀의 판정이 수시로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결국 '오판'이라고 사과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실제론 박진솔의 의연한 우세가 줄곧 이어졌고, 계가 직전에 가서야 박정환의 반집 역전승이 어렴풋이 드러났다.



▲ 1차전을 마친 후 소감을 말하는 양 팀 감독.

(티브로드 이상훈 감독) "3국에서 박민규가 잘해줬다. 박정환은 중국에서 오는 스케줄상 4국에 출전할 수밖에 없었다." "2차전도 미리 정한 오더로 갈 것이다."

(정관장 황진단 김영삼 감독)"씁쓸한 심정이다. 빨리 잊고 2차전을 준비하겠다." "3국과 4국, 특히 4국의 박진솔 바둑이 아깝다." "내일 1국이 중요한데 이미 정해둔 선수가 있다"


티브로드가 짜릿한 대역전승으로 기선을 제압한 가운데 양 팀은 쉴틈 없이 20일 2차전에 돌입한다. 참고로 두 차례 대결을 펼친 정규시즌에선 전.후반기 모두 티브로드가 3-2 스코어로 승리한 바 있다.

플레이오프는 매경기 5판3선승제의 3차전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팀을 가린다. 팀 상금은 포스트시즌 순위에 따라 1위 3억원,2위 1억원,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매 대국의 오더는 1국은 개시 2시간 전에, 그 외는 앞 대국 종료 후 10분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 티브로드는 4지명 강유택을 제외하곤 주전들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태에서 1차전을 승리해 기쁨이 말도 못했다.



▲정관장 황진단은 2지명 이창호 9단을 제외한 나머지 주전들의 컨디션이 좋은 상태에서 패해 충격이 컸다.



▲ 박정환은 준플레이오프때 박영훈을 이긴 것과 똑같은 스토리로 승리하며 팀을 구했다. KB리그 포스트시즌에서의 통산 성적은 이세돌(14승7패)에 이어 다승 2위(13승1패). 하지만 승률면에선 따라올 자가 없다.



▲ 통산 다섯 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강유택은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또 한번 결승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