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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일과 양카이원, 일요일 밤의 호러
  • [KB바둑리그]
  • 김기범 2024-04-01 오전 1:14:47
▲ 자정을 넘긴 시각, 가히 충격적인 결말이었다. 양카이원(오른쪽)이 사석을 다 들어내지 않고 초시계를 누르며 변상일의 반칙승으로 마무리되었다.

변상일, 행운의 반칙승... 정관장천녹 3-2 바둑메카 의정부

31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2024 KB국민은행 한국바둑리그 13라운드 4경기에서 정관장천녹이 바둑메카 의정부에 3-2로 승리했다.

이전 경기에서 중위권 팀들이 모두 승리함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바둑메카 의정부와 정관장천녹.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유종의 미'를 위해 경기에 나선 양 팀이었다.

4국까지의 스코어는 2-2. 승부를 내지 못한 두 팀은 변상일과 양카이원의 에이스 결정전으로 결판을 내고자 했다. 빅 매치의 끝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승리가 유력했던 양카이원이 변상일의 팻감을 받던 중 시간에 쫓겨 사석을 미처 다 들어내지 못한 채 시계를 누른 것.


▲ 문제의 장면, 양카이원이 사석 7개 중 6개만을 들어낸 후 시계를 누르면서 사석이었던 백돌 하나가 남아있는 것이 보인다.

▲ 이용찬 심판이 반칙패에 대한 장면을 두 선수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시간에 쫓겨 사석을 들어낼 때에는 초시계를 잠깐 멈춘 후 들어내야 한다'라는 규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두 선수였다. 대국에 몰입한 나머지 순간적으로 생각이 멈췄을 터. 양카이원과 바둑메카 의정부는 다잡은 승리를 놓친 불운의 패배. 반면 변상일은 하루 2패의 위기를 넘기며 정관장천녹의 찜찜한 승리를 만들게 되었다.


▲ 반칙패가 확정된 후 양카이원이 괴로워하고 있다.

▲ 패배가 눈앞에 있었던 변상일은 반칙승 선언에 다소 어리둥절한 모습.


▲ 13라운드 4경기 결과.

▲ 최종라운드 만을 남겨두고 있다.



▲ 바둑메카 의정부의 선취점. 막판 박건호(왼쪽)가 쉬운 수를 놓치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승부와는 무관했다. 변상일의 무리한 버팀에 대마 포획에 성공하며 승리.

▲ 양카이원(오른쪽)의 수읽기는 빈틈이 없었다. 박상진에 시종일관 판을 리드하며 안정감 있는 승리를 거두었다.

▲ 김정현(왼쪽)이 이원영의 적극적인 공세를 본인의 장기인 유연함으로 대응하며 완승, 정관장천녹이 1-2로 추격했다.

▲ 마지막까지 반집을 다툰 극미한 승부, 홍성지(오른쪽)가 김명훈에 행운의 반집승으로 양 팀은 에이스 결정전에 돌입했다.


4월 4일 펼쳐지는 최종 라운드는 동시에 치러지는 통합라운드로 진행된다.
대진은 수려한합천 vs 마한의 심장 영암, 한국물가정보 vs 원익, 바둑메카 의정부 vs Kixx, 정관장천녹 vs 울산 고려아연.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더블리그 총 14라운드로 진행되며, 상위 네 팀이 스탭래더 방식으로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정규리그는 매주 목 금 토 일 진행되며, 대국 시간은 저녁 7시에 1국과 2국이 시작하고 8시 반에 3국과 4국이 열린다.

승점제로 순위를 가리며, 4대0 3대1 승리 시에는 승점 3점, 3대2 결과가 나올 때는 승리 팀이 2점, 패배 팀이 1점을 획득한다. 무승부가 날 경우에는 양 팀에 모두 1.5점이 주어지며 1대3 0대4 패배의 경우 승점을 얻지 못한다.

제한 시간은 피셔 방식을 사용한다. 장고전은 40분에 매 수 20초 추가, 2~4국은 10분에 매 수 20초가 추가된다. 2 대 2 동점 시에 펼쳐지는 에이스 결정전의 경우 1분에 매 수 20초가 더해지는 초속기로 진행되며 개인의 에이스 결정전 최대 출전 수는 6판이다.
*피셔 방식은 기본 제한 시간이 주어진 후 착점 할 때마다 제한 시간이 늘어나는 방식이다.

상금은 우승 2억 5000만 원, 준우승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 시즌 매 경기 승패에 따라 승리팀에 1400만 원, 패배팀에 700만 원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