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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피하려다...물가정보, 충격의 0-3 패
킥스, 2차전 반격...승부 원점으로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23-06-11 오전 1:53:27
▲ 승부의 키를 쥔 3지명 맞대결에서 김승재 9단(오른쪽)이 강승민 9단의 대마를 잡는 내용으로 악몽 같았던 리그 11연패를 벗어났다. "처음엔 힘들었는데 나중엔 계속 깨지다 보니까 특별한 생각이 없었다"는 소감.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난가)
킥스, 한국물가정보에 3-0 승
신진서, 포스트시즌 17연승 신기록


포스트시즌에선 믿는 1지명을 후반으로 돌렸다가 써보지도 못하고 패하는 일이 왕왕 벌어진다. 그간의 경험으로 보면 거의 매 시즌마다 한 번 꼴. 오더를 짤 때는 '설마 3-0으로 지겠어' 생각하지만 그 설마가 팀을 잡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하는 게 포스트시즌 승부다.

1차전에서 압승을 거둔 한국물가정보가 2차전에서 충격적인 0-3 패배를 당했다. 절대 강자 신진서 9단과의 맞닥뜨림을 피해 주장 강동윤 9단을 후반으로 돌린 전략이 뜻하지 않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 킥스가 세 판 모두를 완승의 내용으로 쓸어담으며 9시 33분이라는 이른 시각에 경기가 종료됐다.

예상 밖의 단명 승부였다. 당일 오후 2시에 발표된 1~3국의 매치(앞이 한국물가정보)는 조한승-김창훈(0:0), 강승민-김승재(5:6), 한승주-신진서(1:9, 괄호 안은 상대전적)의 순.

이에 대해 한국물가정보 박정상 감독은 "전날 잘 싸운 조한승 선수를 계속 장고판에 기용했고, 컨디션 좋은 강승민과 한승주를 전진 배치했다"고 말했다. 킥스 김영환 감독은 "조한승의 1국은 예상했고 신진서-한승주 대결은 만족할 만하다"는 반응.

▲ 전날 조한승 9단에게 고전했던 신진서 9단(왼쪽)이 앙갚음을 하듯 한승주 9단의 대마를 잡으며 가장 먼저 승부를 끝냈다. 개전 1시간 25분, 140수 만의 불계승.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5전 5승을 거둔 신진서 9단은 포스트시즌 17연승의 새 기록을 썼다.

승리했다면, 아니 한국물가정보가 전반부에 한 판만이라도 건졌다면 묘수가 될 수도 있었던 전략이었다. 1차전을 승리하고 한 경기 여유가 있다는 점에서 시도해 볼 법한 '비틀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부의 승부처였던 3지명 대결에서 강승민 9단이 김승재 9단에게, 장고판에서 조한승 9단이 김창훈 6단에게 연달아 패하면서 만사휴의가 됐다. "전날 좋은 모습을 보였던 세 명의 선수가 이렇게 완패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치 못했을 것"이라는 유창혁 해설자.

▲ 2차전에서 벤치를 지킨 강동윤 9단(왼쪽). 3차전은 전반부 출전이 불가피하다.

1차전을 1-3으로 내주었던 킥스가 반격에 성공함으로써 원점 승부로 돌아간 두 팀은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놓고 11일 저녁에 최종 3차전을 벌인다.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사상 최대 12개팀이 양대리그로 경쟁한 정규시즌에 이어 각 리그의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각 리그의 1위가 벌이는 챔피언결정전으로 최종 순위를 다툰다.

▲ 이렇다 할 싸움 한 번 없이 진행된 두 기사의 첫 대결. 전날 강동윤 9단에게 패했던 김창훈 6단(왼쪽)이 13살 위 조한승 9단을 상대로 흠잡을 데 없는 내용을 펼치며 팀 승리를 결정했다.

▲ 1국(장고: 40분+매수 20초), 2~4국(속기: 20분+매수 20초), 5국(초속기: 1분+매수 20초).

▲ 유창혁 해설자는 "3차전 오더를 어떻게 내야 할지 물가정보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했다.

▲ 김영환 감독은 "경험이 많은 선수들에게는 달리 할 말이 없고, 김창훈 선수나 아래 지명 선수들에게는 그저 '푹 자둬라' 정도로 얘기한다"고 말했다.

▲ "신진서 9단이 있는 만큼 상대 1지명이나 2지명과 대결할 수 있도록 오더를 잘 짜보겠다"고 한 김영환 감독. 목소리에서 떨림이 전해졌던 김승재 9단은 "초반에 용납할 수 없는 실수를 하면서 확신이 없어지고 자꾸 꼬여만 갔다"면서 "팀이 중요할 때 이겨서 기쁘고 내일도 좋은 결과를 내야 할 것 같다"는 각오를 밝혔다.

▲ 신진서-강동윤의 주장 맞대결이 이뤄질까. 확률은 3분의 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