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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서 9단이 지난해까지 몸담았던 친정팀과의 새해 첫 경기에서 31연승 신기록을 수립했다. 기록을 의식했을까. "가장 두터운 수로만 둔다" "딴 사람 같다"는 얘기가 중계석에서 나왔다. |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난가 2라운드 2경기
신진서, 단일기전(종합기전) 최다연승 신기록
팀 승부에선 셀트리온이 킥스에 3-1 승
한국 바둑 역사상 최고의 기사였던 이창호 9단은 오랜 기간 최강으로 군림하며 무수한 기록들을 쌓아올렸다. 그 기록들 대부분이 감히 도전해 볼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
21세기의 제왕이며 한국 바둑의 간판 신진서 9단은 이창호가 세운 불멸의 기록들을 하나씩 넘어서고 있다. 그런 신진서가 이번에 이창호의 또 다른 대기록을 넘어섰다.
▲ 심재익 6단을 상대로 한 3국은 신진서 9단(왼쪽)의 승리가 확실한 상태에서 밤 10시 5분 경 계시기가 작동을 멈추는 사태가 발생했다. 결국 10분 가량 경기가 중단된 다음 시계가 정상 작동되는 옆 테이블로 옮겨 마무리.
12일 열린 2022-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난가 2라운드에서 킥스의 세 번째 주자로 출전해 심재익 6단에게 거둔 승리가 2020-21시즌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부터 시작해 바둑리그 31연승째로 기록됐다(정규시즌만은 22연승).
이창호 9단은 1999년 1회 농심신라면배 예선을 시작으로 2005년 6회 본선 14국까지 한 번도 패하지 않고 30연승을 질주했다. 신진서 9단의 이번 31연승은 그 단일기전(종합기전) 최다연승 기록을 18년 만에 갈아치운 것.
▲ 두 경기씩을 치러 킥스는 1승1패, 셀트리온은 대만팀에게 패한 다음 시즌 첫승.
37개월 연속 한국 바둑랭킹 1위를 지키며 지존의 위용을 뽐내고 있는 신진서는 이창호의 기록들을 이전부터 하나 둘씩 넘어서고 있다. 2020년 88.37%(76승10패)의 연간 승률로 이창호의 종전 최고 승률(88.24%)기록을 넘어섰고, 2021년에는 농심신라면배에서 막판 5연승을 거둬 이창호의 상하이 대첩을 재현했다.
또 지난해에는 선수권전 방식인 GS칼텍스배 5연패를 달성하며 종전 이창호의 4연패를 넘어 선수권전 방식에서 5연패를 이룬 최초의 선수가 됐다. 단일기전 연승기록만 놓고 본다면 최정 9단이 여자바둑리그에서 기록한 31연승이 존재하지만 여자기사들만을 상대로 한 전적이라는 점에서 같은 가치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 에이스결정전을 가지 않고 밤 10시 18분에 경기가 종료됐다.
한편 팀 승부에선 셀트리온이 킥스를 3-1로 꺾었다. 송규상 6단의 시간승을 시작으로 주장 김명훈 9단과 최철한 9단의 승리가 빨랫줄처럼 이어지며 3-0. 킥스는 마지막에 신진서 9단만이 승리했다.
"과연 어느 선수가 신진서 선수를 이길 것이냐, 상금을 걸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는 멘트로 총평을 대신한 유창혁 해설자.
▲ 킥스는 첫 경기 승리의 주역인 백현우 4단(오른쪽)이 시작하자마자 시간패를 당한 것이 충격이었다. 송규상 6단을 상대로 73수째를 제 때에 놓지 못하면서 역대급 단명 바둑이 됐다.
13일에는 한국물가정보와 컴투스타이젬이 난가리그 2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강승민-최재영(2:3), 강동윤-안성준(8:2), 조한승-안국현(4:2), 한승주-박건호(0:3,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2-2023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사상 첫 양대리그로 운영하는 정규시즌은 각 리그의 상위 세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른다. 매 경기의 승점은 4-0 또는 3-1로 승리할 시 3점, 3-2로 승리할 시 2점, 2-3으로 패할 시 1점.
▲ 1국(장고: 40분+매수 20초), 2~4국(속기: 20분+매수 20초), 5국(초속기: 1분+매수 20초)
▲ 상대전적 2승2패에서 맞선 대결에서 김명훈 9단(오른쪽)이 김승재 8단에게 흑 1집반승.
▲ 최철한 9단(왼쪽)은 초반 접전에서 일찌감치 승률 90%를 넘어서며 박진솔 9단에게 한판승을 거뒀다. 상대전적 9승 2패.
▲ 셀트리온은 일요일의 인터리그에서 일본팀과 대결한다.
▲ 4국까지 2-2만 만들어도 사실상 승리한 거나 다름 없는 킥스는 신진서 9단(맨 오른쪽)의 에이스결정전 쿠폰 6장을 그대로 들고 있다.
▲ 준비를 많이 한 듯한 최철한 9단의 춤 세리머니. 유창혁 해설위원은 "최철한 선수가 나이도 최고 선배고, 그동안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점잖은 선수라서 저런 세리머니가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