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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준 "갑자기 피가 끓어 올라서..."
8위 킥스, 1위 셀트리온에 일격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21-02-15 오전 3:56:07
▲ 전승자간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2시간 장고대국에서 원성진 9단(왼쪽)이 한상훈 9단을 꺾고 개막 12연승을 내달렸다. '전승'까지 앞으로 2승. 그에 앞서 10승의 2위 그룹을 2승차로 따돌리며 첫 다승왕을 확정짓는 기쁨을 누렸다.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2라운드 4경기

원성진, 한상훈 꺾고 12연승...첫 다승왕 올라
정규리그 전승까지 앞으로 2승!


부담감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이렇게 큰 것일까. 마음을 비운 킥스가 서둘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고자 하는 셀트리온의 덜미를 잡았다. 첫 연승과 함께 시즌 3승째, 전반기 설욕에 탈 꼴찌의 희망까지 더해진 승리였다.

2승9패로 일찌감치 포스트시즌이 좌절된 킥스는 14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2라운드 4경기에서 백현우, 김정현, 안성준이 차례로 승리하며 신진서, 원성진의 2승에 그친 셀트리온을 3-2로 눌렀다.

▲ 때 이르게 탈락한 킥스의 선전이 막판 순위 경쟁의 중대한 변수가 되고 있다.

지난 경기에서 갈 길 바쁜 바둑메카의정부를 잡은 데 이은 연속 '고춧가루 폭탄' 이다. "부담이 없어지니 이렇게들 잘 둔다. 진작에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클 것 같다"는 유창혁 해설자의 마무리 평.

셀트리온은 1위 자리는 지켰지만 당장 2위 한국물가정보의 추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경우에 따라선 7승의 3,4위 팀에게도 추월당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겼다. 그만큼 아픈 패배였다.

▲ 박승화 8단(8패. 오른쪽)의 간절한 1승 소망은 신진서 9단을 만나 또 막혔다.

36세 원성진, 첫 리그 다승왕...내친 김에 전승까지(?)

한편 브레이크 없는 원성진 9단은 퓨처스리거로 1부리그에서 4연승 중이던 한상훈 9단을 꺾고 개막 12연승을 내달렸다. 지난시즌부터 셈하면 16연승이다. "한상훈 9단이 승부처에서 거듭 약해지는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더욱 강하게 버티고 밀어붙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유창혁 해설자.

10승의 2위 그룹에 2승차로 앞선 원성진 9단은 남은 두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다승왕을 확정했다. 2004년 리그 원년부터 참가해온 원성진 9단의 다승왕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전은 2010년의 11승5패가 최고 성적.

아울러 "로또처럼 생각했다"는 '전승'에도 2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참고로 바둑리그가 더블리그 시스템을 갖춘 2006년 이후 전승자는 지난 시즌의 신진서 9단이 유일하다.

▲ 전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두 기사의 대결에서 안성준 9단(왼쪽)이 난해한 공방 끝에 이태현 7단을 꺾고 팀 승리를 결정했다. "초반에 수월하게 풀린다고 생각했는데 중반에 갑자기 피가 끓어 올라서...다행히 상대가 실수해주는 바람에 이길 수 있었다"는 국후 소감.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네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다가오는 목요일부터 13라운드에 들어간다. 대진은 바둑메카의정부-수려한합천(18일), 포스코케미칼-한국물가정보(19일), 셀트리온-컴투스타이젬(20일), 정관장천녹-킥스(21일).

2020~2021 KB리그의 팀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판 승패에 따라 장고판은 360만원과 70만원, 속기판은 320만원과 60만원의 대국료를 지급한다.

▲ 장고A: 2시간. 장고B: 1시간(초읽기 1분 1회). 속기: 10분(40초 초읽기 5회)


▲ 이번 시즌의 루키 세 명 중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백현우 2단(왼쪽)이 거함 조한승 9단을 꺾고 신인상을 예약했다. 두 경기를 결장한 리그 전적은 5승5패.

▲ 김정현 7단(오른쪽)은 3살 아래의 동문 후배 강승민 7단을 만나면 없던 힘도 솟아난다. 1년 만에 마주한 대결에서 또 승리하며 7승1패의 상대전적.

▲ 꼴찌팀에 일격을 맞은 셀트리온은 컴투스타이젬, 한국물가정보와의 대결을 남겨두고 있다.

▲ 킥스의 관계자와 주전 선수들이 한상훈-원성진 전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왼쪽부터 박영훈 9단(오더에서 제외), 박승화 8단, 김정현 7단.

▲"원래 이런 팀이 아니고 이제 본 모습이 나오는 것 같은데 시즌이 끝나서 아쉽다." (안성준 9단. 왼쪽)

"자꾸 지다 보니 주눅이 들어 내 바둑을 두지 못 한 것. 특히 컴투스타이젬의 이영구 선수와 반집 승부였던 걸 지면서 5연패에 빠졌던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정현 7단)

▲ 12월 18위에서 올 1월에 12위, 다시 2월에 9위로 톱텐에 재진입하는 등 삼십대 중반 넘어 랭킹이 역주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