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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주장 신진서, 톱 랭커 박정환 꺾고 마수걸이 승!
전기 챔프 티브로드, 정관장 황진단에 진땀승
  • [KB바둑리그]
  • 안성문 2016-05-20 오전 4:11:55
▲ 개막전 최대 관심판이었던 3국 양 팀 1지명 맞대결에서 KB리그 최연소 주장 신진서(정관장 황진단)가 톱 랭커 박정환을 꺾는 기염을 토했다. 총 360판에서 승패가 갈리는 정규시즌의 첫 승이자 상대전적 4연패 후의 첫승이기도 했다.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라운드 1경기
티브로드,개막전서 정관장 황진단에 3-2 승

전기 챔프 티브로드가 올해 첫 우승을 목표로 하는 정관장 황진단에 진땀승을 거뒀다.'리그 중의 리그' KB국민은행 바둑리그가 1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2016 시즌의 첫 발을 내딛었다.

개막전 대진은 3연패를 노리는 티브로드와 이창호를 제외하곤 모든 선수를 바꾼 정관장 황진단. 한 해의 농사를 가늠하는 시금석 같은 일전에서 티브로드는 선취점을 빼앗긴 후의 역전극으로 안도의 첫 걸음을 뗐다.



▲ 올해의 목표 승수를 12~13승이라고 밝힌 최연장 리거 이창호 9단은 첫 대결을 벌인 박민규 4단과의 장고대국에서 아쉽게 승리를 내줬다. 불리한 상황에서 대마 공격에 승부를 걸었으나 박민규의 수습책이 절묘했다.


개별 승부에선 정관장 황진단 선수들의 파이팅이 돋보였다. 신진서는 랭킹 1위 박정환과의 빅 매치에서 초반 패싸움에서 우위를 잡은 후 당당한 내용으로 1시간 28분 만에 불계승했다. 2000년생인 신진서의 랭킹은 8위. 72명의 KB리거 중 최연소이며, 김영삼 감독이 역대 최연소 주장으로 발탁했다.

랭킹 40위 박진솔이 6위 이동훈을 꺾은 것도 '사건'이었다. 이동훈이 바꿔치기로 잡아놨다고 생각한 하변 백 일단을 살려내면서 이른 시기에 승세를 굳혔다. 하지만 정관장 황진단의 승리는 이 두 명에 그쳤다.


▲ 국가대표팀의 실시간 승부 예측은 120수 언저리에서 90 대 10으로 박진솔의 승리를 점쳤다. 유창혁 해설자는 "호구 속에만 안 들어가면 이긴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티브로드의 탄탄함은 이런 위기에서 더욱 빛났다.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고, 지난해 멤버 5명 전원을 보호선수로 묶어놓은 티브로드는 1,2 지명이 모두 패하는 와중에서도 팀 승리를 가져갔다. 3지명 김승재의 추격전을 발판으로 5지명 박민규,4지명 강유택이 팀 승리에 필요한 3승을 챙겼다. 개막전 중계를 맡은 유창혁 해설자는 "이런 게 바로 티브로드의 저력"이라고 힘 줘 말했다.


▲ 팀 스코어 2-2 상황에서 강유택(왼쪽)이 김명훈의 거센 추격을 1집반 차로 따돌리고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업그레이드 된 리그! 바둑TV의 새로운 시도 눈길

한편 이날 개막전에서 바둑TV는 단단히 준비한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우선 디지털 계시 시스템의 도입.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이세돌vs알파고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사용한 방법과 동일한 방식의 계시 시스템을 도입해 시청자들이 누가 둘 차례인지, 남은 시간은 얼마인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


▲ 새로 도입된 디지털 계시기는 대국자, 계시자. 시청자 모두에게 현재의 상황을 명확히 보여 준다. 당연히 시간패로 인한 분쟁이 일어날 소지도 적다.



▲ 방송 화면에도 초읽기 사용 횟수와 시간 상황이 여과 없이 전달된다.


두 번째는 국가대표팀의 '형세분석' 화면 제공. 이번 시즌부터 매 경기마다 국가대표팀에서 2명의 형세분석 요원을 지원받아 이들의 판정(?)이 방송 중간 중간 화면에 보여지도록 했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현재 누가 유리한 상황인지 보다 정확히 알게 됨은 물론, 해설자와 국가대표팀의 형세분석이 대립할 경우 누가 맞는지를 재볼 수 있는 등 중계 보는 재미가 한층 쏠솔해졌다.


▲ 국가대표팀의 검토 장면. 이날의 담당 요원은 이태현, 박하민 두 명이었으나 일찌감치 대국을 끝낸 신진서까지 가세하면서 집단 연구처럼 되어버렸다. 이로 인해 정확도는 알파고처럼 상승.


이외에도 바둑TV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생방송 중에 각종 데이터를 보다 많이 보여주고, 따낸 돌 갯수를 화면에 표시하는 등 시청자를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전 총규모 34억원의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최종 순위를 다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20일엔 포스코켐텍과 킥스가 1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최철한-허영호, 윤찬희-김지석, 나현-최재영, 변상일-윤준상, 류수항-김기용(이상 앞이 포스코켐텍).





▲ 김승재(왼쪽)는 한승주에게 1집반 신승을 거두고 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 저력의 티브로드는 1.2지명이 지고도 개막전을 승리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이상훈 감독(가운데)은 (보호지명 연한이 끝나는)올해 마지막으로 같이 하는 선수들과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 카키색 군복을 연상케 하는 차림의 정관장 황진단. 김영삼 감독(왼쪽 두 번째)은 인터뷰에서 "이창호 선수를 제외하고는 가능성을 보고 뽑았다.", "승패를 떠나서 멋지게 싸워주는 바둑을 두길 바란다"는 말로 임전무퇴의 자세를 강조했다.



▲ 한국기원 지하 1층에 새로 마련된 대국장. 장고 대국 포함 세 판의 대국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규모다(그 전에는 대국장이 협소해 장고대국의 경우 별실에서 따로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