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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승(결승타) 터진 '바둑 여왕'..."노래도 잘해요"
최정, 두 번째 등판에서 천금의 결승점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7-07-17 오전 7:28:03
▲ 바쁜 일정과 퓨처스 선수 이창석의 활약으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최정(21)이 두 번째 등판에서 시즌 첫승을 거뒀다. 자칫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팀을 구해낸 결승점이어서 가치가 특별했다.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5라운드 4경기
BGF리테일CU, Kixx 3-2로 꺾고 위기 탈출


부동의 여자 랭킹 1위로 KB리그 2년째를 맞고 있는 최정이 올 시즌 첫승을 결승점으로 장식했다. 최정은 16일 저녁 열린 KB리그 5라운드 4경기에 BGF리테일CU의 4국 주자로 출전해 3-1 팀 승리를 결정했다.

▲ 1승3패의 BGF리테일로선 물러날 곳이 없었던 경기였다.

거의 두 달 만의 두 번째 등판에서 거둔 승리다. 5월 19일의 시즌 첫 경기에선 김명훈에게 패했다. 긴장이 컸던 나머지 바둑 내용이 엉망이었다. 그 아쉬움을 씻어낼 겨를도 없이 2라운드는 중국 여자리그에 참가하느라 오더에서 제외됐고, 때마침 대타로 출전한 이창석의 햘약이 펼쳐지면서 3,4라운드를 거듭 쉬어야만 했다.

▲ 경기 전 단짝인 오유진과 검토하는 최정. 올해 오유진이 퓨처스리거로 선발되면서 더욱 가까워진 둘은 상반기 다승 순위에서도 나란히 1,2위에(최정 36승, 오유진 31승) 랭크돼 있다.

팀이 2-1로 리드한 상태에서의 등판이지만 동시에 진행 중인 5국(허영호-김지석)의 사정을 감안한다면 이 판을 반드시 이겨야 했다. 상대가 같은 5지명이면서 한 번 이긴 경험이 있는 김기용이란 점이 자신감을 북돋아주었다.

침착하게 국면을 운영하다가 중반 역습 한 방으로 우위에 섰다. 끝내기에서 약간 느슨해 보였던 진행도 실은 완벽한 형세 판단에서 나온 안전 운행이었다. 아무리 추격해도 2집반~3집반 정도의 격차가 즐어들지 않자 결국 김기용이 두 손을 들었다. "흠 잡을 데 없는 완승"이란 얘기가 중계석에서 나왔다.

▲ "언니, 아까 중반에 끝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 "아, 그랬었나. 그러네" 하는 최정.

최정의 승리는 팀이 절박한 상태에서 거둔 결승점이어서 그 가치가 더했다. 1승3패의 BGF리테일CU는 이 경기에서 지면 1승4패, 최하위권의 나락으로 떨어질 판이었다.

강팀 Kixx를 상대로 밀리면 안 된다는 의지가 이지현의 선제점, 이동훈의 리드타로 이어졌다. 마지막 5국의 허영호가 점차 불리한 흐름으로 변해갈 무렵 최정이 승리하면서 BGF리테일CU의 2승째가 만들어졌다. 순위도 한 단계 위인 6위가 되면서 중상위권에 안착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 괜찮았던 흐름의 이동훈(오른쪽)이 돌연 양곤마를 방치하면서 "잡을테면 잡아보세요"를 외치는 바람에 험악일로로 치달았던 3국. 그러나 결국은 다 살려냈고, 어느 하나도 건지지 못한 자신에게 화가 났는지 윤준상은 복기도 없이 곧장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윤준상은 3연승 후의 첫 패배, 이동훈은 2패 후 3연승으로 명암이 크게 갈렸다.

신진서의 정관장 황진단이 5연승을 달렸는가 하면 이세돌의 신안천일염은 연속해 영봉패를 당하는 등 희비가 크게 엇갈린 4라운드였다. 점점 열기가 고조되어가는 9개 팀 간의 전쟁은 또 어떤 스토리를 준비하고 있을까. KB리그는 내주 목요일 한국물가정보-SK엔크린의 대결을 시작으로 6라운드의 포문을 열어젖힌다.

▲ 나란히 마이크를 잡은 BGF리테일CU 백대현 감독과 승리의 주역 최정

(백대현 감독)"우리 선수들이 살아났다는 점에서 오늘 승리가 의미가 있다" "정관장 황진단이 5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우리 팀도 중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저력이 있다"

(최정)"오랜만에 나왔는데 팀 승리로 연결돼 기쁘다" "작년(4승7패)은 제 몫을 못한 것 같아 부끄러운 심정이다. 올해는 50% 정도는 하고 싶다" "노래방과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다. 기회가 되면 노래를 한 번^^;)"



▲ 강승민에게 당한 3전 3패의 사슬을 끊어낸 이지현(왼쪽)

▲ 피차 100집이 넘는 거대한 집을 구축하며 빠르게 종국한 장고대국. 진시영(왼쪽)이 형세를 낙관하면서 백홍석의 2집반 역전승이 이뤄졌다.

▲ 허영호(왼쪽)는 우하귀를 내주는 대가로 김지석의 대마를 노렸다가 쓴물을 켰다. 상대전적 5승5패였던 것이 최근 3연패를 당하면서 균형이 무너졌다.

▲ 처음 주장 완장을 단 이동훈이 3연승으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BGF리테일CU.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진시영(1승4패)이 하루 빨리 정상 궤도로 돌아오는 것이 관건이다.

▲ 김지석-윤준상-백홍석이 나란히 3승1패로 잘해주고 있는 Kixx. 5지명 김기용(3패)만 회복한다면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는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