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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고려아연 선수단의 정규리그 우승 세레모니 (왼쪽부터 안성준, 송규상, 박승화 감독, 최재영, 류민형, 한태희) |
자정 넘어 결정된 포스트시즌 마지막 티켓의 주인공은 한옥마을 전주였다. 8일(일) 한국기원에서 8개 팀이 일제히 맞붙은 14라운드를 끝으로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정규리그가 막을 내렸다.
지난 13라운드에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울산 고려아연은 역대 최다 연승 타이 기록에 도전했지만, 원익에 패하며 10연승에 머물렀다. 원익은 9승 5패로 2위를 굳히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포스트시즌 남은 두 자리를 놓고 7승 7패 동률을 이룬 3팀의 운명이 개인 승패 차이로 엇갈렸다. 최종국에서 안정기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한옥마을 전주가 영림프라임창호와 3위 자리를 맞바꿨고, 수려한 합천은 아쉽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 한국기원 신관 지하1층 다목적실에 마련된 14라운드 1국 개시 장면. 과할 정도로 고개를 깊이 숙인 판인(수려한 합천)의 인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옥마을 전주 3-2 GS칼텍스
전무후무한 5지명 강유택의 시즌 전승 신화... 안정기, 극적인 결승점
5지명으로 전승 시즌에 도전하는 강유택이 14라운드에서 선봉으로 출격했다. 13라운드까지 9전 9승, 시즌 유일의 무패 행진을 이어온 강유택이 이날 승리하면 10전 10승으로 정규리그를 마감하게 된다. 선발전을 뚫고 5지명으로 합류한 선수의 시즌 전승은 바둑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상대는 GS칼텍스의 2지명 김정현. 5승 8패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투명한 GS칼텍스가 강유택 전승 행진을 저지할 수 있을지 주목을 모았다.
대기록을 의식한 탓인지 강유택이 초반부터 무거운 행마로 형세를 그르쳤다. 김정현이 승리를 눈앞에 둔 종반전, 우상귀에서 시작된 과욕이 대마 참사로 이어지며 순식간에 전세가 뒤집혔다. 강유택의 대기록 달성과 함께 전주가 기선을 제압했다.
1국을 내준 GS칼텍스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에서 주장 원성진이 상대 전적 4승 12패의 절대 열세를 딛고 변상일에게 반집승을 거두며 반격에 나섰다. 3국에서 양딩신이 김승재를 꺾으며 GS칼텍스의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4국에서 나현이 승리하며 양 팀은 다시 2-2 동률을 이뤘다.
승리에 대한 압박감 속에 나선 안정기와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임한 권효진이 마주한 운명의 최종국. 안정기의 대마가 사경을 헤매는 순간, 권효진이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결국 승리의 여신이 전주의 손을 잡았다.
▲ 1국 김정현(GS칼텍스) : 강유택(한옥마을 전주)
▲ 3년 만에 복귀한 올 시즌 10연승 기적을 일궈낸 통산 최다 6회 우승자 강유택(한옥마을 전주)
▲ 후반기 부진을 씻어내며 유종의 미를 거둔 최고령 리거 원성진(GS칼텍스). 시즌 6승 8패.
▲ 최종국에서 고향 팀 전주의 운명을 책임진 안정기(한옥마을 전주). 시즌 4승 6패.
수려한 합천 3-2 정관장
판인·신민준·이창석 승리 합작에도 6시즌 만에 PS 탈락
한옥마을 전주와 6승 7패 동률 속에서 포스트시즌 생존을 걸고 최후의 승부에 나선 수려한 합천은 외국인 선수 판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최근 2연승으로 상위 팀에 고춧가루를 뿌려온 정관장은 안국현을 투입해 마지막 자존심을 건 승부에 나섰다.
팽팽하던 형세는 중반 이후 판인에게 급격하게 기울었다. 안국현이 끝내기에서 눈부신 추격전을 펼쳤지만 딱 반집이 부족했다. 안국현은 개막전과 4라운드에 이어 세 번째 반집패로 분루를 삼켰다.
수려한 합천은 신민준이 2국에서도 기세를 이어가며 승리를 목전에 뒀다. 그러나 정관장의 뒷심은 매서웠다. 최근 파죽의 5연승을 달리고 있는 박상진과 박하민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최종국에 나선 이창석이 최민서를 제압하며 3-2 신승을 거뒀다.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 수려한 합천은 마지막 경기를 승리하며 7승 7패 대열에 합류했지만 끝내 포스트시즌 문턱을 넘지 못했다.
▲ 1국 안국현(정관장) : 판인(수려한 합천)
▲ 2국 신민준(수려한 합천) : 김명훈(정관장)
▲ 5국 최민서(정관장) : 이창석(수려한 합천)
▲ 시즌 초반 3연승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후반 고전을 면치 못한 이창석(수려한 합천). 시즌 5승 8패.
마한의 심장 영암 3-1 영림프라임창호
이재성, 강동윤 꺾는 이변 연출... 11승 신진서, 다승상 확정
마한의 심장 영암은 지난 경기에서 원익을 3-2로 극적으로 꺾으며 희망을 이어갔다. 자력 진출은 불가능하지만, 3-0 완봉승을 거두고 다른 팀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영림프라임창호는 7승 6패로 3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해서 승리가 절실하다.
최종 라운드 오더에서 눈에 띄는 매치업은 대만 쉬하오훙(영암)과 중국 당이페이(영림)의 용병 맞대결이었다. 이번 시즌 3번째 외국인 선수 간 대결이자, 처음으로 1국 선봉에서 성사된 빅매치였다.
팽팽하던 바둑은 당이페이가 좌상귀 전투에서 승기를 잡으며 기울기 시작했다. 종반 한때 쉬하오훙이 미세하게 추격전을 펼쳤지만 역부족이었다. 쉬하오훙의 패배로 영암의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2국에서 신진서가 송지훈을 상대로 중반까지 고전하다 난전 끝에 역전승을 거두며 영암이 반격에 나섰다. 이어진 3국, 이재성 역시 불리한 형세를 뒤집고 강동윤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기세를 탄 영암은 홍성지가 2지명 맞대결에서 박민규를 제압해 3-1 승리로 포스트시즌 탈락의 아쉬움을 달랬다.
▲ 1국 쉬하오훙(마한의 심장 영암) : 당이페이(영림프라임창호)
▲ 2국 송지훈(영림프라임창호) : 신진서(마한의 심장 영암)
▲ 11라운드 강유택(한옥마을 전주)에게 허용한 1패를 제외하면 시즌 내내 압도적인 행보를 이어간 신진서(마한의 심장 영암). 시즌 11승 1패.
▲ 영림의 주장 강동윤을 제압하는 이변으로 데뷔 시즌을 마무리한 이재성(마한의 심장 영암). 시즌 3승 8패.
▲ 안정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10승 4패, 다승 공동 2위에 오른 홍성지 (마한의 심장 영암)
원익 3-0 울산 고려아연
김은지·진위청·박정환 연승 합작... 울산 고려아연 11연승 저지
미리 보는 챔피언 결정전.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울산 고려아연과 2위 원익이 바둑TV 스튜디오에서 격돌했다. 지난 4라운드 정관장전부터 파죽지세로 10연승을 달린 울산 고려아연은 이날 승리할 경우, 역대 최다 타이인 11연승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반면 8승 5패로 2위를 지키고 있는 원익은 패배하면 순위가 밀릴 수 있는 데다, 3연패 늪에서 탈출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으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 서로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한판. 그러나 승부는 예상을 뒤엎고 일방적으로 끝났다.
김은지가 정규리그 우승 팀 주장 안성준을 압도했다. 하변 전투에서 주도권을 잡은 뒤 완벽한 수읽기로 끝까지 몰아붙였다. 김은지의 완승으로 원익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국에서는 올 시즌 5승 1패로 맹활약 중인 용병 진위청이 한태희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뒀고, 바통을 이어받은 박정환이 최재영마저 완력으로 제압하며 3-0 완봉승을 완성했다.
▲ 1국 김은지(원익) : 안성준(울산 고려아연)
▲ 이번 시즌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며 2월 랭킹을 18위까지 끌어올린 김은지(원익). 시즌 8승 3패.
▲ 한태희(울산 고려아연)를 상대로 막판 대역전극을 연출한 진위청(원익). 시즌 6승 1패.
▲ 3국 박정환(원익) : 최재영(울산 고려아연)
'언더독의 반란' 울산 고려아연, 정규리그 제패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정규리그 14라운드가 모두 종료되며 최종 순위가 확정됐다. 박승화 감독이 이끄는 울산 고려아연이 10승 4패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개막 3연패 이후 10연승을 내달리며 단숨에 1위로 올라섰으나, 최종 라운드에서 아쉽게 연승 행진이 멈췄다. 그럼에도 후반기를 휩쓴 상승세는 정규리그 1위를 거머쥐기에 충분했다. 주장 안성준을 필두로 최재영·류민형·송규상·한태희·랴오위안허가 돌아가며 승리를 이끈 팀워크가 빛났다.
개인 다승 부문에서는 신진서가 11승 1패로 다승상을 차지했다. MVP급 활약을 펼친 강유택(10승)과 신민준·홍성지(이상 10승 4패)가 공동 2위에 올랐고, 나현·송지훈(이상 9승 4패) 등 7명이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트시즌은 오는 28일 3위 영림프라임창호와 4위 한옥마을 전주의 준플레이오프로 막을 올린다. 준플레이오프 승자는 다음 달 21일부터 2위 원익과 챔피언 결정전 티켓을 놓고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정규리그 1위 울산 고려아연과 플레이오프 승자가 격돌하는 대망의 챔피언 결정전은 같은 달 26일부터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