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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택 9연승 받고도, 울산 고려아연 10연승!
랴오위안허·송규상·최재영 역전극 합창... 전주에 3-2 신승
  • [KB바둑리그]
  • 강헌주 전문기자 2026-01-30 오전 3:13:15
▲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 5지명자 9연승 기적의 주인공 강유택(왼쪽)과 안성준의 1국

1-3, 0-3, 1-3, 3-2, 3-2, 3-0, 3-1, 3-2, 3-2, 3-1, 3-2, 3-2, 3-2.
같은 팀이라고 믿기 어렵겠지만, 울산 고려아연의 이번 시즌 성적표다.

29일(목)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3라운드 1경기에서 울산 고려아연이 한옥마을 전주에게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울산 고려아연은 단일 시즌 최다 10연승 타이 기록을 수립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마지노선을 지켜야 하는 한옥마을 전주와 챔피언 결정전 직행 티켓을 확보하려는 울산 고려아연의 빅매치가 13라운드 포문을 열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한옥마을 전주의 울산 고려아연 10연승 저지 여부였다.

1국 한옥마을 전주 강유택(5지명) vs 울산 고려아연 안성준(1지명)
강유택, 308수 백 1.5집 승. 한옥마을 전주 1-0 울산 고려아연

순위 다툼이 치열해지는 리그 후반으로 갈수록 1지명 선발 대결이 늘고 있다. 13라운드 선발 오더를 보면, 절반이 1지명 주장들로 채워져 있다. 첫 경기 한옥마을 전주와 울산 고려아연전은 표면상 5지명과 1지명의 대결이지만, 사실상 1지명급 대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그 초반 돌풍으로 여겨졌던 강유택의 활약이 지금은 태풍급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유일한 전승자 강유택의 9연승 도전, 과연 안성준마저 넘을 수 있을까.

중반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며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전투 감각이 뛰어난 안성준도 상대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신중한 국면 속에서 종반전을 맞이했다. 형세는 반집을 다투는 상황, 우중앙에서 주고받은 미묘한 신경전 끝에 강유택이 1.5집을 남겼다. 끝내기 단계에서 찰나의 기회를 놓친 안성준의 석패. 강유택의 기적 같은 9연승 달성과 함께 한옥마을 전주가 리드를 잡았다.


▲ 5지명 선수의 9연승 기적을 달성하며 다승 2위에 오른 강유택(한옥마을 전주). 신진서, 안성준, 원성진 등 내로라하는 1지명 강자들이 희생양이 됐다.

2국 울산 고려아연 랴오위안허(후보) vs 한옥마을 전주 안정기(2지명)
랴오위안허, 278수 백 1.5집 승. 울산 고려아연 1-1 한옥마을 전주

울산 고려아연의 외국인 선수 랴오위안허가 7라운드 이지현(원익)전 이후 5라운드 만에 출전했다. 한옥마을 전주는 안정기를 내세워 연승 사냥에 나섰다. 상대 전적은 1승 1패, LG배 이후 7년 만에 마주 앉았다.

초반부터 안정기가 과감한 바꿔치기를 결행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손쉽게 우위를 확보한 랴오위안허가 시간을 누적하며 앞서갔다. 형세를 낙관한 랴오위안허에 맞서 안정기가 맹추격을 벌이며 종반 한때 기회를 잡았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랴오위안허가 1국에서 안성준이 부족했던 1.5집을 그대로 되갚았다. 울산 고려아연이 1-1 동점을 만들었다.


▲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삼성화재배 마지막 우승자 랴오위안허(울산 고려아연). 종국 후 중국식으로 계가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는데, 안정기(한옥마을 전주)가 침착하게 바로잡았다.

3국 울산 고려아연 송규상(4지명) vs 한옥마을 전주 박진솔(3지명)
송규상, 227수 흑 불계승. 울산 고려아연 2-1 한옥마을 전주

이번 시즌 4승 5패를 기록 중인 4지명 송규상은 강동윤, 김명훈, 투샤오위, 판인 등 강자들을 많이 상대한 울산 고려아연의 숨은 공신이다. 반면 한옥마을 3지명 박진솔은 5라운드 이후 승리 없이 3연패에 빠져 있어 부활이 절실하다. 맞대결 전적은 4승 4패 호각세.

두 선수의 상반된 흐름을 보여주듯 승부는 싱겁게 끝났다. 초반부터 승기를 잡은 송규상이 노련하게 완급 조절을 구사하며 바둑을 마무리했다. 박진솔은 예의 날카로운 감각을 보여주지 못한 채 속절없이 불계패했다. 울산 고려아연이 2-1 역전에 성공했다.


▲ 위기 상황에서 여러 차례 팀을 구해낸 송규상(울산 고려아연). 시즌 5승 5패.

4국 한옥마을 전주 변상일(1지명) vs 울산 고려아연 류민형(3지명)
변상일, 223수 흑 불계승. 한옥마을 전주 2-2 울산 고려아연

한옥마을 전주 양건 감독이 아껴뒀던 주장 변상일을 뒤늦게 출격시켰다. 울산 고려아연 박승화 감독은 올 시즌 6승 2패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류민형으로 맞섰다. 상대 전적은 변상일이 7승 1패로 압도적 우위.

바둑은 시종 큰 차이 없이 팽팽하게 전개됐다. 변상일의 근소한 우세 속에서 맞이한 종반전, 류민형이 우중앙에서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마무리에 실패하며 분루를 삼켰다. 변상일의 승리로 한옥마을 전주가 2-2 동점을 만들었다.


▲ 대국 중 의외로 긴장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승리를 가져온 변상일(한옥마을 전주). 시즌 9승 4패.

5국 울산 고려아연 최재영(2지명) vs 한옥마을 전주 한상조(4지명)
최재영, 227수 흑 불계승. 울산 고려아연 3-2 한옥마을 전주

운명의 최종국. 양 팀의 승패와 기록이 걸린 압박감을 안고 울산 고려아연 2지명 최재영과 한옥마을 전주 4지명 한상조가 맞붙었다. 상대 전적은 최재영이 5승 2패 우위.

초반 상변에서 흘러나온 돌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한상조가 국면을 그르쳤다. 최재영은 우하귀에서 전단을 구하는 성동격서의 전법으로 일방적으로 상대를 압박했고, 한상조는 자신의 미생마를 살리는 데 급급했다. 최재영이 완승을 이끌어내며 울산 고려아연이 3-2 역전승과 함께 대망의 10연승을 완성했다.


▲ 후반기 5승 1패를 기록하며 전반기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최재영(울산 고려아연). 시즌 6승 6패.

최종국까지 가는 7차례 풀세트 접전을 모두 승리로 이끈 울산 고려아연은 최종 14라운드 원익전에서 바둑리그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이자, 통산 최다 타이 기록인 11연승에 도전한다. 종전 기록은 2016 시즌과 2017 시즌에 걸쳐 정관장이 기록한 11연승이다.

30일(금) GS칼텍스와 수려한 합천의 경기는 경남 합천에서 지역 투어로 펼쳐진다. GS칼텍스 원성진(1지명)과 수려한 합천 박지현(4지명)의 선발 대결이 예고되었다. 두 선수의 공식적인 첫 만남이다.



○●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 방식으로 총 14라운드 56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우승 상금 2억 5,000만원을 놓고 최종 대결을 펼친다. 매 경기 5판 3선승제로 진행되며, 기본 시간 1분에 착수할 때마다 15초가 추가되는 피셔 룰 방식이 적용된다.

▲ 한옥마을 전주 검토실

▲ 울산 고려아연 검토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