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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도 당황한 한밤의 해프닝!
최민서의 최종국 불계패 미스테리... 원익, 정관장에 3-2 신승
  • [KB바둑리그]
  • 강헌주 전문기자 2026-01-10 오전 1:16:05
▲ 양 팀이 2-2 동점을 이룬 가운데 동갑내기 최민서(정관장)과 김은지(원익)가 맞붙은 최종국

어리둥절한 결승점을 올린 원익이 단독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9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0라운드 2경기에서 원익이 정관장의 끈질긴 추격을 3-2로 따돌렸다.

정규리그가 반환점을 훌쩍 돈 가운데,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8개 팀들은 각각의 이유로 승리가 절실하다. 현재 7위에 머물고 있는 정관장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반면,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원익은 챔피언 결정전 조기 확정을 위해 역시 양보할 수 없는 경기였다.

▲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김민희 심판의 개시 선언으로 10라운드 2경기가 막을 올렸다.

1국 정관장 김명훈(1지명) vs 원익 이원영(3지명)
김명훈, 192수 백 불계승. 정관장 1-0 원익

바둑리그 데뷔 시즌을 포함해 12시즌 중 7시즌을 정관장 소속으로 뛰고 있는 사실상의 ‘원클럽맨’ 김명훈이 정관장의 선봉장으로 출격했다. 원익은 3지명 이원영 오더를 제출했다. 두 선수 모두 전투적인 기풍을 갖고 있어 치열한 난전이 예상됐다.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던 바둑은 중반 이후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상변에서 이원영이 타개에 실패하며 순식간에 판세가 기울었다. 결국 이원영의 대마가 횡사하며 백기를 들었다. 김명훈의 선제점으로 정관장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 이날 승리로 7승 3패를 기록하며 다승 공동 2위에 올라선 김명훈(정관장)

2국 원익 진위청(후보) vs 정관장 안국현(3지명)
진위청, 152수 백 불계승. 원익 1-1 정관장

이번 시즌 양딩신(한옥마을 전주), 강동윤(영림프라임창호) 등 강자들을 상대로 3승 1패의 호성적을 기록 중인 진위청이 초반부터 뜻밖의 난조를 보였다. 안국현이 반상 곳곳에서 포인트를 올리며, AI 승률이 99.5%까지 치솟았다. 일방적으로 끌려가던 진위청은 중앙 패싸움에서 절묘한 승부수를 띄웠고 안국현의 치명적인 실수를 유발했다. 진위청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원익이 1-1 동점을 만들었다.


▲ 승률 0.5%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다소 멋쩍은 역전승을 거둔 진위청(원익)

3국 원익 박정환(1지명) vs 정관장 박하민(4지명)
박정환, 135수 흑 불계승. 원익 2-1 정관장

승부의 분수령이 된 3국. 정관장 최명훈 감독은 상대 선수들에 대한 통산 전적에서 전반적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박하민을 투입했다. (박정환 3-2, 이지현 2-2, 김은지 1-0, 강지훈 2-0) 원익 이희성 감독은 주장 박정환으로 맞섰다. 랭킹과 지명의 열세에도 박하민이 통산 전적에서 박정환에게 3승 2패로 앞서 있었다.

박하민이 완급을 조절하며 중반까지 대등하게 맞섰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신한은행 세계기선전 결승에 진출하며 한국 바둑의 자존심을 지킨 박정환의 기세를 막을 수 없었다. 우중앙 전투에서 박하민이 순식간에 무너지며, 박정환이 상대 전적 3승 3패 균형을 맞췄다. 원익이 2-1 역전에 성공했다.


▲ 4연승과 함께 시즌 전적 7승 4패를 기록하며 주장의 자존심을 회복한 박정환(원익)

4국 정관장 박상진(2지명) vs 원익 이지현(2지명)
박상진, 211수 흑 불계승. 정관장 2-2 원익

4국에서 2지명 선수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초반부터 하변에서 서로 얽히고 설키는 혼전이 펼쳐졌다. 치열한 공방전이 일단락되자 이지현의 양곤마가 남으면서 주도권이 완전히 박상진에게 넘어갔다. 이지현이 끈질긴 추격을 벌였지만, 더 이상의 기회는 없었다. 박상진의 완승에 힘입어 정관장이 기사회생하며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 지난 경기에서 강호 변상일(한옥마을 전주)을 꺾은 데 이어 이지현까지 제압하며 시즌 5할 복귀에 성공한 박상진(정관장)

5국 원익 김은지(4지명) vs 정관장 최민서(5지명)
김은지, 181수 흑 불계승. 원익 3-2 정관장

최연소 바둑리거이자, 19세 동갑내기들의 최종국 승부.
시즌 성적은 김은지가 4승 2패, 최민서가 2승 3패를 기록하고 있다. 김은지는 4라운드 박지현(수려한 합천)을 이긴 후 두 번째 최종국 출전이고, 최민서는 7라운드 박지현(수려한 합천), 8라운드 김승재(GS칼텍스)를 상대로 연속 결승점을 올린 바 있다.

초반부터 국면을 주도한 최민서가 우상귀 패싸움마저 이기며 확실한 우세 속에 돌입한 종반전. 좌상귀에서 다시 복잡한 패가 발생했다. 패싸움이 한창일 무렵, 예상치 못한 해프닝이 발생했다. 천지대패가 진행 중이고 승률 그래프가 여전히 백중세인 상황에서 최민서가 갑자기 돌을 거둔 것. 바둑TV 해설을 하고 있던 송태곤 9단의 장탄식이 터져 나왔다. 김은지의 황당한 불계승과 함께 원익이 3-2 승리를 거뒀다.


▲ 동갑내기 대결에서 예상치 못한 승리를 당한(?) 김은지(원익)

10일 속개되는 10라운드 3경기는 울산 고려아연과 수려한 합천의 1지명 대결로 시작된다. 팀 창단 후 최다 6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울산 고려아연은 안성준을 선봉으로 내세워 7연승에 도전한다. 수려한 합천은 오는 12일부터 LG배 결승을 치르는 신민준이 선발로 나선다. 통산 전적은 안성준이 8승 6패로 앞서 있다.


○●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 방식으로 총 14라운드 56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우승 상금 2억 5,000만원을 놓고 최종 대결을 펼친다. 매 경기 5판 3선승제로 진행되며, 기본 시간 1분에 착수할 때마다 15초가 추가되는 피셔 룰 방식이 적용된다.

▲ 5국 종국 후 복기 장면. 박하민(왼쪽 두 번째)과 안국현 등 정관장 동료들이 최민서의 패배에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 최민서가 나선 최종국을 검토 중인 정관장 선수단

▲ 김은지의 대국을 검토 중인 원익 선수단

▲ 5국 종국 상황에 대해 "패도 있고 어려워서 마지막에 계속 둘 줄 알았는데 운이 좋았다"는 김은지(오른쪽)와 "열심히 검토 중에 끝나서 깜짝 놀랐고, 최민서 선수가 양패를 착각하면서 신기한 장면이 많았다"는 박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