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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즌 첫 지역투어가 열린 전남 영암 가야금 산조기념관 공연장 전경 |
지역투어의 강자답다. 마한의 심장 영암이 지역투어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27일 전남 영암 가야금 산조기념관에서 열린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5라운드 1경기에서 마한의 심장 영암이 정관장을 3-1로 물리치고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이번 시즌 들어 첫 지역투어가 영암에서 개최됐다. 2023년 바둑리그에 입성한 영암은 이날 경기 전까지 모두 4차례 지역투어에서 모두 이겼다. 2년 전 영암(대 고려아연), 지난 시즌 여수(대 GS칼텍스)-합천(대 수려한 합천)-영암(대 원익) 투어에서 홈&어웨이를 가리지 않고 강한 면모를 보였다. 지역투어의 승리 공식이 이날도 이어질까.
▲ 이날 경기가 열린 가야금 산조기념관은 2014년 개관한 국내 유일의 가야금 전문 기념관이다.
1국 마한의 심장 영암 최광호(5지명) : 정관장 박상진(2지명)
최광호, 279수 백 0.5집 승. 마한의 심장 영암 1-0 정관장
개막전 승리 이후 3연패에 빠지며 하위권에 쳐진 정관장은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정관장은 박상진을 선봉에 내세웠다. 상대는 5시즌 만에 복귀해 아직 첫 승이 없는 최광호.
'기(氣)의 고장' 영암의 기운을 받은 것일까. 최광호가 초반부터 기세를 올리며 마수걸이 승리를 거뒀다. 박상진이 뒤늦은 추격전을 펼쳤지만 딱 반집이 부족했다.
▲ 윤재광 영암군 부군수(왼쪽)가 영암투어 1국 개시 선언을 하고 있다.
▲ 최광호가 난적 박상진을 맞아 시즌 첫 승이자 선제점을 올렸다.
2국 마한의 심장 영암 신진서(1지명) : 정관장 박하민(4지명)
신진서, 175수 흑 불계승. 마한의 심장 영암 2-0 정관장
이색적인 행마로 판을 짠 신진서가 박하민의 장대 같은 대마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승기를 잡았다.
신진서는 지난 시즌부터 13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자신이 세운 단일 기전 최다연승인 36연승 대기록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반면 이번 시즌 1승 4패를 기록한 박하민은 줄곧 1~2지명과 외국인 강자를 만나는 불운 속에 팀과 함께 연패에 빠졌다.
▲ 이날 승리한 신진서는 이번 주말 하찬석국수배 참석을 위해 영암에서 합천으로 바로 이동하는 강행군 일정을 소화한다.
3국 정관장 김명훈(1지명) : 마한의 심장 영암 심재익(3지명)
김명훈, 269수 흑 불계승. 정관장 1-2 마한의 심장 영암
연패로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최명훈 정관장 감독은 주장 김명훈 카드로 반격에 나섰다. 김명훈은 중앙 공방전에서 잡은 우위를 끝까지 지켜내며, 개인 5연승과 함께 팀에 귀중한 승점을 안겼다.
▲ 4년 만에 정관장 주장으로 복귀한 김명훈이 개인 5연승을 달리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4국 마한의 심장 영암 홍성지(2지명) : 정관장 안국현(3지명)
홍성지, 239수 흑 불계승. 마한의 심장 영암 3-1 정관장
홍성지는 안국현을 맞아 중반 패싸움으로 확실한 우세를 잡자 '정리의 달인'답게 뒷문을 걸어 잠그며, 팀의 3-1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번 시즌 좋은 모습을 보였던 안국현은 홍성지에게 통산 1승 7패로 유독 약한 모습을 노출했다.
▲ 바둑TV 해설을 맡은 목진석 9단은 홍성지의 기풍에 대해 '반상의 미학' 오다케 히데오를 닮았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암은 홈 경기 승리로 지역 투어 5전 전승의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갔다. 반면 개막전 승리 후 4연패에 빠진 정관장은 주장 김명훈이 파죽의 5연승으로 신진서와 함께 개인 다승 공동선두에 오른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5라운드 2경기는 현재 1위 GS칼텍스와 2위 원익의 선두 쟁탈전이다. 양 팀은 1국 선발로 원성진(GS칼텍스)과 박정환(원익)을 내세워 1지명 대결이 성사됐다. 두 기사의 상대 전적은 박정환이 19승 7패로 앞서 있다. 원성진은 최근 4년 동안 박정환에게 9연패를 당하고 있어 연패를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내년 2월까지 8개 팀이 더블리그 방식으로 총 14라운드 56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우승 상금 2억 5,000만원을 놓고 최종 대결을 펼친다. 매 경기 5판 3선승제로 진행되며, 기본 시간 1분에 착수할 때마다 15초가 추가되는 피셔 룰 방식이 적용된다.
▲ 월출산 자락에 위치한 테마파크 '기찬랜드'는 조훈현 바둑 기념관도 품고 있는 영암의 바둑 명소다.
▲ 이날 영암투어가 열린 가야금 산조기념관이 전통 한옥의 고색창연한 자태로 선수단을 맞이했다.
▲ 검토실은 가야금 산조전시관 내에 자리잡았다.
▲ 한국기원 경기장과 달리 두 팀의 검토실이 한 공간에 마련되었다.
▲ 고향을 찾은 조훈현 국수가 고향 팀 검토석에서 까마득한 후배들과 함께했다.
▲ 백발이 성성한 조훈현 국수의 모습 속에 여전히 승부사의 잔상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