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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영림프라임창호, 2연패 시동
당이페이 선취점에 강동윤 마무리... 단 3명만 출전한 수려한 합천 제압
  • [KB바둑]
  • 강헌주 전문기자 2025-10-27 오전 12:34:16
▲ 마지막 대국이 끝나고 조명마저 꺼진 경기장에서 관계자들이 모여 장시간 복기하는 모습. 최근 바둑리그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다. (왼쪽부터 이현욱 해설, 고근태 감독, 김형우, 박정상 감독, 이창석)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는 영림프라임창호가 막강한 화력을 과시했다. 24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라운드 4경기에서 영림프라임창호가 수려한 합천을 3:1로 제압했다.

▲ 막내 2명이 빠지면서 최소 인원으로 경기에 임한 수려한 합천. 고근태 감독은 첫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김승진과 박지현 두 선수의 공백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 수려한 합천의 검토실은 유난히 단촐했다. 김승진(3지명)과 박지현(4지명)이 같은 날 중국 청두시에서 열린 ‘녜웨이핑배 바둑 마스터스’에 출전하면서 2명의 공백이 생긴 탓이다. 바둑리그 운영 규정에 따르면, 해외에서 개최되는 세계대회 참가로 결원이 발생할 경우, 최소 인원(3명)으로 경기당 1인 1회에 한해 중복 출전할 수 있다. 결국 수려한 합천은 최소 인원 3명만으로 라인업을 꾸려야 하는 불리한 상황을 맞았다.

▲ 지난 시즌 바둑리그에서 한 번씩 승패를 주고 받은 전력이 있는 이창석(왼쪽)과 당이페이

1국 선발은 영림프라임창호 당이페이(중국 랭킹 5위)와 수려한 합천 이창석(2지명).
시간 누적방식인 피셔 룰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초반에 시간을 저축해 놓고 중반을 도모하는 것이 노하우다. 이날 대국에서 당이페이는 불과 17수 만에 초읽기에 몰리며 의외의 난조를 보였다. 그럼에도 취저우 란커배 우승자답게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고, 두 선수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 30대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최근 역주행 중인 당이페이(중국 랭킹 5위). 지난주 취저우 란커배에서 신진서(마한의 심장 영암)를 제압하고 8년 만에 메이저 세계 타이틀을 획득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우하귀 사활을 추궁하면서 이창석이 우세를 잡았고, 좌변 공방 과정에서는 당이페이가 형세를 역전시켰다. 상변 패싸움에서는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혼전이 이어졌으나, 이창석이 팻감을 착각하면서 당이페이에게 승기가 기울었다. 영림이 선취점을 가져갔다.

▲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박민규(왼쪽)와 올해 GS칼텍스배 우승자 신민준

2국은 영림프라임창호 박민규(2지명)와 수려한 합천 신민준(1지명)의 대결.
영림 박정상 감독은 신민준을 상대로 열세인 강동윤 대신, 5승 2패로 앞서는 박민규를 저격 카드로 출격시켰다. 최근 국내 랭킹 8위까지 수직 상승한 박민규가 초반부터 국면을 리드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 신민준의 승부수가 통하면서 수려한 합천이 반격에 성공했다.

▲ 바둑리그 3차례 우승 경험이 있는 관록의 김형우(왼쪽)와 2지명급 상위 랭커(15위) 송지훈

남은 선수가 김형우(5지명)뿐인 수려한 합천과 달리, 영림프라임창호는 강동윤을 또 한 번 아끼면서 송지훈(3지명)을 3국에 출전시켰다. 3시즌 만에 복귀한 김형우를 상대로 속기에 능한 송지훈이 판세를 압도하며 물꼬를 다시 영림으로 돌렸다.

▲ 4국에서 성사된 주장전. 강동윤(왼쪽)이 통산 전적 8승 14패의 열세를 딛고 신민준에게 승리했다.

4국에서 드디어 ‘바둑리그의 사나이’ 강동윤이 출격했다. 수려한 합천은 강동윤을 상대로 통산 14승 8패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신민준으로 대응했다. 1시간여 짧은 휴식 후 두 번째 경기에 출전한 신민준은 중반까지 유리한 국면을 이끌며 선전했지만, 강동윤의 감각적 타개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백기를 들었다.

▲ 단촐한 수려한 합천과 달리 북적이는 영림프라임창호 검토실

1라운드 4경기를 모두 마친 결과, 정관장·원익·마한의 심장 영암·영림프라임창호가 나란히 첫 승을 신고했다. 다음 2라운드는 마한의 심장 영암 대 수려한 합천, 정관장 대 한옥마을 전주, GS칼텍스 대 울산 고려아연, 원익 대 영림프라임창호 순으로 진행된다.

▲ 1라운드 4경기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