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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또 꺾은 박진솔, 5지명 맞아(?)
정관장 황진단, 박진솔 수훈으로 '2패 뒤 3승' 대역전극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7-05-20 오전 4:28:50
▲ 지난 시즌 '주장 킬러', '1지명 같은 5지명' 소릴 들었던 박진솔(정관장 황진단 5지명)이 티브로드에서 BGF리테일CU 1지명으로 이적한 이동훈을 팀 개막전에서 다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팀이 먼저 2패를 당한 상황에서 이 승리가 대역전의 발판이 됐다.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라운드 2경기
정관장 황진단, BGF리테일CU에 '2패 뒤 3승' 짜릿한 역전극


좀처럼 나오지 않는 '2패 뒤 3승'의 대역전극이 시즌 벽두부터 터졌다. 무대는 1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1라운드 2경기. 흔치 않은 역전 스토리를 쓴 주인공은 정관장 황진단이었고, 아깝게 첫승을 놓친 팀은 BGF리테일CU였다.

신진서, 이창호 등 지난 시즌 주전 5명을 그대로 보유한 정관장 황진단과 올 시즌 전력이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평가 받는 BGF리테일CU의 대결. 사전에 공표된 오더나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정관장 황진단이 우세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막상 승부의 뚜껑을 여니 흐름이 딴판으로 흘러갔다.

▲ 제2국. 상대 전적에서 이창호 9단이 6승1패로 크게 앞서 있지만 대부분 2011년 이전에 작성된 것. 이번 시즌 BGF리테일CU에서 새롭게 둥지를 튼 허영호가 백으로 흠잡을 데 없는 반면 운영을 펼치며 이 9단의 항서를 받아냈다(176수 불계승).

BGF리테일CU는 새로 영입한 허영호가 이창호 9단에게 완승을, 이어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진시영이 정관장 황진단의 기대주 한승주를 1집반차로 물리치며 전반부 속기전 두 판을 쓸어담았다. 강력한 우승 후보를 상대로 한 선제 2승. 여기에 진행 중인 장고판(1국)에는 1지명 이동훈이 배치돼 있었기에 BGF리테일CU의 첫승에 대한 기대감(그것도 3-0 스트레이트로!)은 솜사탕처럼 달콤하게 부풀어가고 있었다.

▲ 제3국. 양팀 공히 승부판으로 지목한 대국이자 바둑TV에서 '정파(正派)와 사파(邪派)의 대결'로 명명한 대국. 3년 만에 리그에 복귀한 정파(진시영)가 사파(한승주)의 추격을 간발의 차이로 따돌렸다.

한데 이 1국이 문제였다. 1지명과 5지명의 대결이라곤 믿기지 않게 이동훈이 초반부터 박진솔에게 고전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이 판을 놓치면 오더상 후반부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에 BGF리테일CU 검토실은 보기에 안타까울 정도로 발을 동동 굴렀다.

반대로 정관장 황진단에게는 이것이 임당수에서 용왕님을 만난 격으로 작용했다. 저녁 8시반, 박진솔의 절대 우세를 확인하고 스튜디오에 들어간 신진서가 이지현을 상대로 50여분 만에 KO승을 거뒀다. 이어 15분 정도 늦게 대국을 시작한 김명훈도 최정을 상대로 일찌감치 우세를 구축하는 흐름. 결국 시차를 두고 장고판 박진솔의 승리와 김명훈의 승전보가 이어지면서 시즌 첫 '2패 뒤 3연승'의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 지난 시즌 이동훈, 최철한, 김지석 등 상위 랭커들을 잇달아 쓰러뜨리며 '5지명 반란'의 주역이 됐던 박진솔(31.랭킹 30위). 이번 시즌도 심상치 않다.

▲ 제5국. 낮에 국가대표 리그에서 박정환을 이긴 신진서가 50여분 만에 속전속결로 판을 끝냈다(118수 백 불계승).

▲ 제4국. 지난 개막식 때 최철한이 '가장 두고 싶지 않은 사람'(국대리그 전적이 나쁘고 머리꼬기 등등)과 '가장 두고 싶은 사람'(귀엽고 유부남에 약해서)으로 꼽았던 김명훈과 최정의 대결. 여자리그와 겹치기 강행군을 하고 있는 최정을 상대로 김명훈이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189수 흑 불계승).

강팀을 상대로 첫승의 기회를 놓친 BGF리테일CU 검토실엔 커다란 아쉬움이 흘렀다. 하지만 중계석의 송태곤 해설자는 "오더가 안 좋았던 데 비해 크게 선전했다"는 평. 더불어 "이동훈이 역시 관건이다. 허영호와 진시영의 건재가 확인된 만큼 이동훈만 빠른 페이스로 올라와준다면 어느 팀 부럽지 않을 것"이란 위로 섞인 멘트를 날렸다.

▲ 정관장 황진단 김영삼 감독과 승리의 일등공신 박진솔의 인터뷰.
(김영삼 감독)
"두 판(신진서,김명훈)은 우세하다고 봤고, 나머지 세 판도 5대5 박빙이라 여겼기에 진다는 생각은 안 했는데 생각보다 어렵게 이겼다."
(박진솔)
"지난해 성적(10승6패)이 너무 좋아서 올해는 그 정도 할지 모르겠다. 열심히 해서 반타작 이상이면 좋겠다."

20일엔 화성시코리요와 한국물가정보가 1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박정환-박영훈, 강유택-설현준, 최재영-원성진, 김승재-안국현, 송지훈-한태희(이상 앞이 화성시코리요).

기전 총규모 34억원의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포함한 포스트시즌을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 "언니, 괜찮아(?). 어디서 좀 쉬었다 왔어(?)" 미리부터 검토실에 나와 있던 오유진(오른쪽)이 대국 시간에 맞춰 나타난 최정을 반가와하고 있다. 개막식 때 BGF리테일CU 백대현 감독은 "외모상으로론 둘 다 귀엽고 이쁘지만 반상에선 독종들이다. 박정환이나 다른 상위랭커들은 둘의 독침에 쏘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 신진서, 이창호 등 지난해 주전 전원을 그대로 보유한 정관장 황진단팀. 포스코켐텍과 더불어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 중의 하나다.

▲ 2지명 이지현과 5지명 최정을 연속 지명하고 이동훈(1지명) 허영호(3지명) 진시영(4지명)을 새로 영입해 전력 강화를 꾀한 BGF리테일CU팀.

▲ '먹는 인심은 우리가 최고'. 편의점을 운영하는 회사 아니랄까봐 BGF리테일CU팀의 테이블은 늘 이렇게 먹거리로 넘친다. 누가 와도 반갑게 먹을 것을 권하고 피자를 시킬 때 반드시 적군(?)까지 배려하는 것도 BGF리테일CU만의 미덕.

▲ 싱글벙글하는 송태곤 해설자 옆에 앉은 미녀는 문도원 프로. 다양한 진행 경험을 바탕으로 이날 KB리그에 첫 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