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류수항 '고기먹은 힘(?)'...포스코켐텍 반격
1.2차전 '장군멍군'...최종전은 10~11일 열려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6-12-05 오전 1:09:51
▲ 챔피언결정전 2차전 최종국에서 포스코켐텍 류수항(왼쪽)이 티브로드의 '해결사' 강유택을 꺾고 벼랑 끝의 팀을 구해냈다.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포스코켐텍, 티브로드에 3-2 역전승...3차전서 우승 판가름


"마지막 5국을 앞두고 류수항에게 저녁을 먹고 오라고 했다. 윤찬희가 따라갔는데 "고기를 먹고 왔다"고 하더라. '적어도 긴장은 하지 않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

전날 포스코켐텍 김성룡 감독이 기대한 '영웅'이 나타났다. 무대의 조명이 꺼져갈 무렵 팀을 구한 영웅은 참으로 뜻밖이었다. 최철한도 나현도 아닌 5지명 류수항. 류수항이 팀 스코어 2-2 상황에서 티브로드의 '결승점 전문' 강유택을 꺾고 팀을 살려냈다.

3~4일 양일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포스코켐텍은 윤찬희.최철한.류수항이 팀 승리를 합작하며 티브로드를 3-2로 꺾었다. 1,2차전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친 두 팀은 오는 10~11일 대망의 우승컵을 놓고 최종 3차전을 치른다.


▲ 2차전을 승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김성룡 감독. "왜 광화문에서 집회를 하는데 왕십리 모텔에 방이 없는 거죠(?)"라고 물으며 "나흘 만에 집(세종시)에서 잘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첫날 1승씩을 주고받은 상황에서 둘째날로 이어진 승부는 티브로드 박정환과 포스코켐텍 나현의 빅매치가 펼쳐졌다. 승부의 분수령인 3국에서 양 팀의 에이스가 정면 충돌했기에 지는 쪽은 치명상을 피할 수가 없었다.

이 중차대한 승부에서 박정환이 승리했다. 김성룡 감독은 "김승재나 나올 것으로 확신했는데 나현이 박정환에게 지면서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다고 토로했다. 이 때만 해도 티브로드의 승리(우승)는 시간문제로 보였다. 바둑TV의 스텝들도 우승 세리머니를 준비하느라 분주해졌다.


▲ 팀 스코어 1-1에서 맞붙은 박정환-나현의 빅매치. 박정환(오른쪽)이 나현의 종반 추격을 뿌리치고 225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뒤가 없는 벼랑에 몰린 포스코켐텍은 4국에 주장 최철한을 출전시킬 수 밖에 없었고, 티브로드는 강유택을 뒤로 둔 채 김승재를 출전시켰다. 랭킹은 물론 상대 전적(6승3패)에서도 최철한이 앞서 있었기에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김승재가 뛰어난 반면 운영을 펼치면서 최철한도 진땀을 흘려야 했고, 종반에 가서야 겨우 승리의 윤곽이 드러났다.


▲ 제4국. 공배를 제외하고도 313수, 속기로선 보기 드문 3시간여의 접전이 펼쳐진 끝에 최철한(오른쪽)이 흑 3집반승을 거뒀다.


믿었던 강유택 패배에 티브로드 '당혹'

최종국에서 마주한 류수항과 강유택은 같은 도장 선후배 사이. 나이는 류수항이 한 살 위지만 입단은 강유택이 4년 빨랐다. 또한 류수항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이번이 처음인데 반해 강유택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여덟 시즌 동안 다섯 차례나 우승을 맛보았던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이번 시리즈에서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세 경기 모두 결승점을 올리며 진가를 마음껏 드러내고 있는 중이었다.

한마디로 '체급 차이'가 뚜렷했던 대결. 승부의 흐름 또한 강유택이 노련하게 국면을 리드해 가면서 또 한번의 결승점으로 티브로드의 3연패를 결정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류수항은 최종국임에도 1차전 때처럼 그리 긴장하는 기색이 없었다. 불리한 판세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다가 중앙에서 기가 막힌 반격을 가했다. 속절없이 잡힌 줄 알았던 돌들이 오히려 상대의 돌을 잡고 산 것. 엷음까지 일거에 해결하며 단박에 승세를 굳혔다(154수 백 불계승). 예상 밖의 단명국이자 극적인 역전승. 포스코켐텍 진영에서 김성룡 감독의 커다란 너털웃음이 터져나왔다.


▲ "티브로드가 왜 강한지를 느낀 한 주였다. 이런 강팀을 이긴다면 우리도 최강팀이 될 수 있어 이기고 싶은 욕구가 솟구친다." "이동훈을 잡아야 하는데 누구를 내보내야 할지 고민을 좀 해보겠다(포스코켐텍 김성룡 감독.오른쪽)

"3차전 오더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후반기부터 연승을 달려왔는데, 한 번쯤 위기가 올 거라 생각했다. 포스코켐텍은 역시 강한 팀인 것 같다."(티브로드 이상훈 감독)


1,2차전을 각각 승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두 팀은 오는 10~11일 최종 3차전을 벌인다. 정규시즌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포스코켐텍은 2011년 우승 이후 5년 만에 정상 재도전에 나서며,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친 티브로드는 3연속 우승을 노린다.

국내 단일기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총규모 37억원(KB리그 34억, 퓨처스리그 3억)원으로 우승상금은 2억원이며 준우승은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아울러 개인 및 단체 시상식이 거행될 폐막식은 12월 20일 오전 11시부터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 포스코켐텍이 5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이룰지, 티브로드가 이전 영남일보에 이어 KB리그 사상 두 번째로 3연패를 달성할지는 다음 주에 속개되는 3차전에서 결판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