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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가뭄 시대'... 최재영만 빛났다
새내기 중 유일한 KB리거로 활약...팀내 최고 성적 거둬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6-10-23 오전 5:55:04
▲ 리그 후반 들어 괄목할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최재영(19. kixx 5지명)이 팀의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97년생으로 변상일과 동갑인 최재영은 지난해 2월 입단해 이번 시즌 처음 KB리그에 발을 들여 놓은 프로 2년차 루키다.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8라운드 3경기
Kixx, 화성시코리요에 3-2 승...최재영.송지훈 막내들 활약

*루키[rookie]: 팀에 새로 입단한 신인을 일컸는 말. 서양 장기인 체스(chess)에서 차(車) 역할을 하는 루크(rook)에서 유래된 용어로 '프레쉬 맨(fresh man)'이라고도 한다.

전반기에 나란히 4승4패를 기록한 후 후반기에 약속이나 한 듯 뒷심 부족으로 포스트시즌과 멀어진 두 팀.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도 남달랐던 팀끼리의 대결에서 Kixx가 화성시코리요에 '씁쓸한 승리'를 거뒀다.

Kixx는 22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8라운드 3경기에서 4지명 김기용의 선제점에 송지훈.최재영 등 어린 선수들의 활약으로 화성시코리요를 3-2로 눌렀다.


▲ Kixx는 김정현에게 3전 3승으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김기용(오른쪽)의 선제점으로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초반 소탐대실로 판을 그르친 김정현이 마구 흔들어대는 장면에선 '취권'이란 말이 중계석에서 나오기도 했던 판. 그것을 상대하는 김기용은 석상처럼 요지부동이었다.


2014년과 2015년 연속해 포스트시즌에 올랐던 Kixx는 3년 만에 탈락의 아픔을 겪으며 7위로 시즌을 마쳤다. 더불어 Kixx에게 승리할 시 5위까지 기대할 수 있었던 화성시코리요는 8위로 내려앉으며 아쉬운 한해를 마감했다. 탈락한 팀들 간에 자존심이 걸려 있던 5위 자리는 가만 앉아 Kixx의 승리 덕을 본 한국물가정보의 차지가 됐다.


▲ kixx는 김지석의 양보로 출전 기회를 얻은 퓨처스 선수 송지훈(왼쪽)이 화성시코리요 2지명 홍성지를 꺾는 개가를 올리며 2-0으로 앞서나갔다.
지난해 KB리그에 첫발을 디뎠다가 올해 엔트리에 들지 못한 송지훈은 마지막 라운드만을 남긴 퓨처스리그에서 다승왕이 유력한 상태(12승3패). 지난 경기에서 이창호 9단에게 반집승을 거두는 등 감독들의 눈도장을 받으면서 내년 시즌 복귀가 유력하게 됐다.


'대형 신인' 최재영. '절치부심' 송지훈...2017년 활약 예고

기대치 않았던 하위 지명과 퓨처스 선수가 상대팀 상위 지명을 연달아 잡으면서 Kixx는 당장 승리를 눈앞에 둔 듯 보였다. 하지만 장고대국에서 허영호가 안조영에게 패한 데 이어 윤준상마저 이영구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졸지에 2-2. 이런 상황에서 팀의 막내 최재영이 큰 일을 해냈다. 화성시코리요 4지명 박정상을 격전 끝에 제압하며 팀의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막바지 3연승 포함 9승7패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첫 시즌을 마친 최재영. 12라운드에서 박영훈, 17라운드에서 강동윤을 꺾는 등 리그 후반 들어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완벽한 포커페이스에 두둑한 배짱, 예사롭지 않은 수읽기 능력은 이미 신인의 티를 벗은 상태. 벌써부터 내년의 활약이 기대된다.


23일엔 1위 포스코켐텍과 3위 티브로드가 올해 정규시즌을 마감하는 18라운드 4경기를 벌인다. 두 팀 모두 '가을잔치'를 확정 지은 마당이어서 미리보는 포스트시즌이라 해도 좋은 경기. 팀 10연승을 달리고 있는 포스코켐텍이 내친 김에 11연승의 축포를 쏘며 대단원을 마무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진은 김승재-허영호,이동훈-변상일,강유택-최철한,박민규-나현,이어덕둥-류수항(이상 앞이 티브로드).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순위를 다투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1위 2억 원, 2위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 상금과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 양 팀의 1.2지명이 격돌한 5국에선 이영구의 두텁고도 노련한 반면 운영이 빛났다(2014수 백 불계승). 올 시즌 3년 만에 리그에 복귀한 이영구는 11승5패의 빼어난 성적으로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줬고, 지난해 다승왕 윤준상은 7승8패의 부진 속에 시즌을 마쳤다.









▲ 장고대국(1국). 이창호 9단과 더불어 유이(有二)한 70년대생 안조영이 허영호의 흑 대마를 통째로 잡는 괴력을 발휘했다. 안조영과 절친인 이현욱 해설자가 "이건 사건이다. 이제껏 대마 잡는 걸 본 일이 없다"고 말하자 김지명 진행자는 "나는 허영호의 대마가 잡히는 걸 거의 보지 못했다"고 응수.



▲ 이번 시즌 유독 부침이 컸던 화성시코리요. 전반기에 2위까지 올랐다가 후반기에 급전직하하며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에 이어 3-2 패배를 가장 많이 당한 불운의 팀이 된 것도 안타까웠던 일.



▲ Kixx 역시 전반기는 4승4패로 괜찮았다가 후반 들어서자 마자 4연패를 당하면서 무너졌다(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들의 공통점은 3연패 이상당한 일이 없고 후반 뒷심이 뛰어났다는 것). 지난해 맹활약했던 윤준상.허영호의 쌍두마차에 후진기어가 들어가는 등 막내 최재영을 빼고 대부분 부진의 몸살을 앓았다.



▲ 본인도 많이 섭섭했을 김지석(오른쪽)이 애써 밝은 모습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양 팀의 최종 경기, 최종국이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