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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역사 쓴 이세돌...'승률 5 할↓' 시즌 마감
삼성화재배 커제와의 대결 앞두고 우려 증폭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6-10-21 오후 2:20:20
▲ 이세돌 9단(오른쪽)이 상대전적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었던(7승1패) 이지현(BGF리테일CU)에게 패하면서 5승7패로 2016 시즌을 마감했다.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8라운드 1경기
신안천일염, 최종 경기서 BGF리테일CU에 3-2 역전승

커제와의 삼성화재배 준결승을 앞둔 이세돌 9단이 최근 3연패로 시즌을 마쳤다. 이세돌은 20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18라운드 1경기에서 이지현에게 패하며 5승7패로 2016 시즌을 마감했다.

바둑리그 출범 원년인 2004년부터 출전하기 시작해 휴직기간이었던 2009년을 제외하고 12시즌째 뛰어온 이세돌이 5할 승률 아래로 마쳤던 시즌은 2005년(3승4패) 한 차례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통산 승률에서 유일하게 70%대를 올리고 있는 그이고 보면 5승7패(승률 41.7%)의 올 시즌 성적표는 재앙에 가깝다.


▲ 이세돌은 중반까지 좋은 흐름을 이끌다가 공연한 손찌검과 치명적인 착각으로 무너졌다(이세돌의 중앙 요석이 잡힌 장면에서 '결정적인 흑의 헛스윙'이라는 국가대표 실시간 판정단의 메시지가 보인다).

바둑TV 유창혁 해설자는 "큰 대회에선 용서되지 않는 실수다. 저런 실수가 나오면 바로 끝난다"며 "최근 이세돌 선수의 수읽기 정확도가 너무 떨어졌다. 안타깝다"고 했다.


연초에 알파고와의 대결로 화제의 중심에 섰던 이세돌은 5월 KB리그 개막 후엔 응씨배, 중국을조리그, 다보스포럼,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 참가로 네 경기를 결장하는 등 잦은 '외유'로 바둑리그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다. 이날 최종 라운드에선 이지현을 상대로 최소한의 자존심인 5할 복귀를 노려봤지만 실패했다.

팀도 시즌 내내 부진했다. BGF리테일CU와의 최종전에선 3-2로 역전승을 거뒀지만 5승11패에 머물렀다. 지난 경기에서 꼴찌 탈출의 마지막 기회를 놓치고 최하위가 확정된 마당이어서 승리의 감흥 따윈 없었다.

2009년 창단 이래 두 차례 정상에 오르기도 했던 신안천일염의 최하위는 처음이다. 준우승을 차지했던 전기 멤버 5명 전원을 그대로 보호지명했으나 주전 선수 모두 지난해 성적에 못 미쳤다. 시즌 개막 때만 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팀의 최하위 추락에 대해 유창혁 해설자는 "한마디로 충격이다.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 국가대표 코치와 선수의 만남으로 주목을 끌었던 목진석-최정의 첫 대결은 코치 목진석의 승리로 끝났다. 최정은 경기 전 컨디션이 다운된 모습을 보인데다 자신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듯한 목진석의 전략에 말려 별반 힘을 쓰지 못했다.



▲ 4승7패로 첫시즌을 마친 최정. 마지막 경기에서의 패배가 크게 아쉬웠던 듯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검토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소감을 몯는 질문엔 "너무 못해서요..."라며 말끝을 흐렸다(개막식 때의 목표는 "절반 정도는 이기고 싶다"였다). 왼쪽은 초보 감독으로 신생팀을 대과없이 이끈 백대현 감독.


신생팀 BGF리테일CU는 아쉬움 속에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홍일점 최정이 목진석에 선제점을 내준 다음 이지현과 이원영이 연달아 승리하며 2-1로 앞섰으나, 2-2에서 주장 강동윤이 조한승에게 절대 질 수 없는 바둑을 반집 역전패한 것이 아팠다. 하지만 7승9패, 잠정 5위의 성적은 최근 3년간 신생팀이 거둔 성적 중 가장 좋은 것으로 나름 선전했다는 평.


▲ "오카게배에서 전승한 것이 우연이 아니었네" BGF리테일CU 관계자가 이지현의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


21일엔 4위(9승6패) SK엔크린과 7위(6승9패) 한국물가정보가 18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강승민-백홍석,안성준-원성진,이태현-안국현,민상연-박승화,박시열-한태희(이상 앞이 SK엔크린).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순위를 다투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1위 2억 원, 2위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 상금과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 백을 쥔 강동윤이 반면으로도 많이 남아 조한승이 던지기만을 기다렸던 최종국. 하지만 골인 직전 조한승의 패를 빌미로 한 승부수가 터지면서 있을 수 없는 역전이 이뤄졌다. 유창혁 해설자는 "막판에 열 집 이상 손해를 보고도 반집을 졌으니 얼마나 좋았다는 얘긴가요"했다.









▲ 낮에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토크 컨서트를 마치고 온 이세돌은 밝은 표정으로 팀원들과 석별의 정을 나눴다.



▲ 올 시즌 홍일점 최정을 전격 발탁한 백대현 감독과 BGF리테일CU팀. 김효정 진행자는 "그 때문에 팀 분위기가 늘 화사하고 따뜻했다"고.



▲ 경기를 마친 최정에게 줄 피자를 집어들고 있는 BGF리테일CU 관계자. KB리그에 '먹는 인심상' 같은 것이 있다면 단연 BGF리테일CU의 몫이 아닐까. 늘 그래왔듯 이날도 상대편 신안천일염과 국가대표팀까지 챙기며 편의점 운영 회사다운 넉넉한 인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