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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2차전 반격...승부 원점으로
[PO 2차전] 한국물가정보, 정관장 황진단에 3-1 승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8-11-10 오후 8:59:10
▲ 한국물가정보가 2-1로 리드한 상황에서 86년생 팀의 맏형 허영호 9단(오른쪽)이 정관장 황진단의 핵심 김명훈 6단을 꺾고 2차전 승리를 결정지었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한국물가정보 반격하며 승부 원점...내일(11일) 최종 3차전서 판가름


거의 받은 만큼 돌려줬다. 한국물가정보가 전날 1차전 완패를 설욕하며 승부를 최종 3차전으로 끌고 갔다.

한국물가정보는 10일 정오부터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정관장 황진단을 3-1로 꺾고 전날의 0-3 패배를 설욕했다. 정관장 황진단 주장 신진서 9단에게 선제점을 허용한 다음 4지명 박건호의 동점타, 5지명 박하민의 리드타, 3지명 허영호의 결승점이 일직선으로 이어졌다.

이로써 1승씩을 주고받은 양 팀은 내일(11일) 속행되는 최종 3차전에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 12시 정오에 동시 시작된 1국(이창호-박하민)과 2국(신진서-신민준)에서 나란히 전날의 리턴매치가 펼쳐졌다.

개전 2시간 전인 오전 10시에 공표된 오더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전날 3국이 2국으로 순서만 바뀌었을 뿐 1국 장고판(이창호-박하민)과 2국 속기판(신진서-신민준)에서 전날 그대로의 매치가 성사됐다. 이창호 9단의 장고판 출전은 공개된 카드나 다름없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2국에서 양신 대결이 다시 이뤄진 것은 뜻밖이었다.

중계석의 송태곤 해설자는 "당연히 한국물가정보로선 피하고 싶었을 대진이었을텐데 김명훈 선수를 예상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하면서 "감독들의 지략싸움에서 상대의 허를 찌른 정관장 황진단의 출발이 좋아 보인다"는 전망을 내놨다.

예상대로 기선은 정관장 황진단이 잡았다. 신진서가 1차전에 이어 다시 신민준을 꺾었다. 신진서가 좋은 수를 둿다기 보다는 신민준이 이해할 수 없는 자멸의 길을 걸었다. 개시 1시간 3분, 116수 만의 종국. 신민준의 대마가 허무하게 잡히며 끝이 났다.

▲ 팬들은 반길지 몰라도 신민준으로선 괴로웠을 일전.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두 차례 만나 2승, 플레이오프에서도 2승을 챙긴 신진서(왼쪽)가 상대전적 12승3패로 크게 앞서나갔다.

한데 기세등등하던 정관장 황진단의 2차전 승점은 이것이 전부였다. 두 차례 대결했던 정규시즌부터 플레이오프전 2차전 첫 대국까지 정관장 황진단을 상대로 13연속 패점을 당하면서 철저히 눌려왔던 한국물가정보가 2차전 두 번째 대국부터 마침내 승리의 물꼬를 텄다.

한국물가정보의 반격은 4지명 박건호로부터 시작됐다. 1차전을 내주고 2차전 첫 판마저 잃은 위기감 속에서 한국물가정보 한종진 감독은 (모두가 예상한 강동윤이 아닌) 박건호 카드를 깜짝 꺼내들었고, 위험천만해 보였던 이 승부수가 박진솔을 꺾으며 적중했다.

▲ 2국에서 정관장 황진단 김승준 감독이 한종진 감독의 허를 찔렀다면 3국은 반대였다. 박건호 3단(왼쪽)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위기의 한국물가정보를 구해냈다.

한종진 감독의 배짱은 이어 끝난 1국(장고)에서도 통했다. '오픈 오더' 이창호에 맞서 1차전에서 패한 박하민을 다시 붙였고, 박하민 또한 박건호처럼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3시간 40분 동안 이어진 미세한 승부 끝에 2집반승하며 2-1로 팀 스코어를 역전시켰다.

▲ 1차전 패배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재대결을 자청한 박하민 4단(왼쪽)이 설욕에 성공했다.

뒤이어 등장한 4국 주자는 허영호와 김명훈의 3지명 대결. 궁지에 몰린 정관장 황진단으로선 '급한 불'을 꺼주기를 기대한 기용이었고, 한국물가정보로선 강동윤을 맨 마지막으로 돌린 상태에서 보험을 드는 의미로 내민 카드처럼 보였다. 이 판을 정규시즌 내내 성적부진으로 마음 고생이 심했던 허영호가 김명훈의 성급함을 찔러 결승점으로 장식했다.

▲ 2015년에만 네 판을 두어 상대전적 4승을 올렸던 허영호 9단(오른쪽)이 3년 만의 대결에서 다시 김명훈 6단을 꺾고 5연승을 기록했다. 김명훈은 중반까지 주도권을 쥐고 있다가 순식간에 허를 찔렸다.

한국물가정보의 2차전 승리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것 뿐만 아니라 2015년 창단 이래 9전 전패만을 당해왔던 정관장 황진단에게 첫 승리를 거둔 것이기도 했다. 중계석의 목진석 해설자는 "이런 자신감이 내일의 승부에서도 커다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며 "누가 이길지 모르는 팽팽한 승부가 펼쳐질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로써 1승씩을 주고받은 두 팀은 내일 속행되는 최종 3차전을 통해 챔피언결정전 티켓의 주인공을 판가름한다. 챔프전에는 정규시즌 1위 포스코켐텍이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다. 포스트시즌 성적에 따라 주어지는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 한국물가정보는 1차전을 패했던 박하민, 허영호 두 선수가 2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 정관장 황진단은 전년 우승 멤버를 그대로 보유하며 2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 2차전 결승점을 올린 허영호 9단. 정규시즌에서의 부진을 일거에 씻어내는 사이다 같은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