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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이세돌 꺾고 3년 연속 다승왕
정관장 황진단, 신안천일염에 4-1 승...3연속 '불꽃쇼'로 시즌 마감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8-10-07 오전 7:26:14
▲ 관심이 집중된 양 팀 주장의 리턴매치에서 신진서 9단(왼쪽)이 전반기에 이어 다시 이세돌 9단을 꺾었다. 5라운드 이후 9연승을 달리며 11승2패로 시즌을 마감한 신진서 9단. 올해 최악의 시즌을 보낸 이세돌 9단은 4승10패로 신.구 강자의 명암이 확연히 갈렸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4라운드 3경기
정관장 황진단, 1위 부럽지 않은 2위 "리그가 조금만 길었더라면..."


"가면 갈수록 파괴력이 폭발하네요." (이소용 캐스터)

"이런 기세라면 포스코켐텍이 1위는 했지만 신경이 많이 쓰일 것 같네요." (홍민표 해설위원)

리그 막판 엄청난 화력을 뿜어내고 있는 정관장 황진단이 마지막 경기에서도 대승을 거뒀다. 정관장 황진단은 6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4라운드 3경기에서 신안천일염을 4-1로 눌렀다.

두 경기 연속 5-0 완봉승에 이은 또 한번의 대승이다. 더불어 막판 4연승으로 화려하게 정규시즌을 마감한 정관장 황진단은 1위 부럽지 않은 뿌듯한 2위로 포스트시즌에서의 선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최종 성적은 9승5패.

▲ 전반기에 3승4패의 지지부진함을 보였던 정관장 황진단은 후반기에 6승1패의 놀라운 반전을 이뤄냈다. 김승준 감독은 그 배경으로 송규상.이원도.오유진, 세 명의 퓨처스 선수들을 거론하며 "이들의 빼어난 활약상이 팀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포스코켐텍이 승리하면서 지든 이기든 2위가 확정된 정관장 황진단이었다. 내심 1위까지 노렸던 입장에선 김빠진 경기가 될 수 있었다. 반면 신안천일염은 탈꼴찌라는 나름 이겨야 할 동기가 있었다. 대진도 약간은 두터운 편이어서 '유종의 미'를 기대해볼 만했다.

하지만 막상 승부의 뚜껑을 여니 예상과는 딴판의 진행이 펼쳐졌다. 갑자기 식어버리기엔 이미 뜨거워질대로 뜨거워진 정관장 황진단 선수들의 에너지가 신안천일염 선수들의 꼴찌 탈출 소망을 압도했다.

▲ 승부의 부담이 없는 경기인 데다 평소에도 어린 선수들의 발길이 잦은 정관장 황진단 진영엔 주말을 맞아 많은 또래의 기사들이 몰려들었다. 동생 다영(오른쪽)의 어떤 말이 그리도 우스웠을까.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뜨린 김채영 5단.

기선제압이 걸린 1지명 맞대결에서 신진서 9단이 이세돌 9단을 꺾은 것을 신호탄으로 1-1의 스코어에서 이창호 9단의 리드타, 3지명 김명훈 6단의 결승점, 5지명 한승주 5단의 추가 승점이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신안천일염에선 5지명 한상훈 8단이 박진솔 8단을 상대로 승점 하나를 건진 것이 고작. 최종 결과를 지켜본 중계석에선 "박진솔 8단마저 이겼다면 3연속 5-0이라는 사상 초유의 기록이 나올 뼌했다"는 비명 아닌 비명이 터져나왔다.

-신진서, 3년 연속 다승왕 금자탑
-신안천일염, 3년 연속 촤하위 멍에


관심이 집중된 양 팀 1지명의 리턴매치는 조금은 싱겁게 신진서 9단의 승리로 끝났다. 중반 들어 우변에서 큰 전과를 올린 다음 상변에서 이세돌 9단의 승부수를 완벽하게 제압하면서 1시간 15분, 171수 만에 불계승했다. 중계석의 홍민표 해설자가 "오늘은 이세돌 9단 특유의 치열함과 투지를 느낄 수가 없었다"고 아쉬워했을 정도로 내용 면에서 가대치를 밑돌았던 승부.

▲ 이세돌과의 10번째의 대결에서 상대전적 5승5패의 균형을 맞춘 신진서. 올해만 놓고 본다면 최근 3연승에 5승2패로 상당한 우위다.

4라운드까지 2승2패였다가 5라운드부터 9연승을 몰아친 신진서 9단은 한 경기를 결장하고도 11승(2패)을 수확하면서 3년 연속 다승왕을 확정지었다. 2016년과 2017년은 단독이었다가 이번엔 전날 승리한 나현 9단과 공동인 입장. 다음날 박정환 9단까지 승리한다면 세 명의 기사가 공동으로 다승왕을 수상하는 보기 드문 일이 벌어지게 된다. 반면 시즌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이세돌 9단은 4승10패,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리그를 마감했다.

▲ 시련은 있지만 실패는 없다. 삼성화재배의 아픔을 추스르고 3년 연속 다승왕에 오른 신진서. 중국이 가장 주목하고 경계하는 대상이다. 얼마 전엔 "신진서가 2000년생이라는 것을 잊었는가"라는 따끔한 내부 경고의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했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7일 한국물가정보와 화성시코리요가 14라운드 4경기에서 대결한다. 56경기, 280국의 정규시즌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경기다.

또한 한국물가정보와 BGF에는 포스트시즌이 걸려 있다. 1-4 이하로만 지지 않는다면 한국물가정보가 나마지 한 장의 포스트시즌 티켓을 차지하게 된다. 개별대진은 전반은 한국물가정보, 후반은 화성시코리요가 우세.



▲ 올 시즌 신안천일염은 '한상훈의 팀'이라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로 5지명 한상훈 8단(오른쪽)의 활약이 대단했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난적 박진솔 8단을 꺾으며 10승4패, 지난해(2승13패)와는 180도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사기 5지명' 소릴 들었던 박진솔은 첫 4지명을 7승7패의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성적으로 마감.

▲ 양 팀 2지명이 리턴매치를 벌인 장고대국에서 이창호 9단(오른쪽)이 이지현 9단에게 당한 전반기 대역전패를 설욕했다. 이창호 9단은 장고대국에서만 4승(6패), 이지현 9단은 4승9패로 두 기사 모두에게 부진한 시즌이 됐다.

▲ 양 팀 3지명 대결에서 김명훈 6단이 농심배 대표이자 삼성화재배 4강 안국현 8단에게 불계승했다. 리그 막판 4연승을 달린 김명훈은 10승4패, 안국현은 7승6패의 시즌 성적.

▲ 밤 10시 40분, 한승주5단(오른쪽)이 한태희 6단에게 흑 4집반승을 거두며 경기가 끝이 났다. 리그 막판 3연승으로 전반기의 부진을 씻은 한승주(7승5패), 올 시즌 여러 차례 지켜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한태희는 4승10패로 돌아보고 싶지 않은 시즌이 됐다.

▲ 2010년과 2013년에 챔피언트로피를 들어올렸던 신안천일염은 3년 연속 최하위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 올 시즌 처음 KB리그 감독(그것도 우승팀)을 맡아 마음 고생이 심했던 김승준 감독이 활짝 웃는 얼굴로 마이크를 잡았다.

"작년 우승팀이기 때문에 부담이 많이 됐다. 초반에 생각보다 성적이 좋지 않아서 이게 감독탓인가 생각도 했다. 뒤로 오면서 우리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본다. 지금의 모습이라면 얼마든지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