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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경기 만에 나온 '2패 후 3연승'
한국물가정보, SK엔크린에 대역전승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8-09-23 오전 5:22:08
▲ 4강 싸움의 복판에서 막바지 힘을 내고 있는 한국물가정보가 시즌 첫 '2패 후 3연승'을 만들어냈다. 대역전극의 주인공은 전반기에 김지석.이세돌.박정환을 연파한 '라이징 스타' 박하민 4단(왼쪽). 다승왕을 코앞에 둔 SK엔크린 1지명 이영구 9단을 꺾은 것이 2-2 타이 스코어를 만드는 동점타가 됐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2라운드 3경기
'7승' 한국물가정보, 포스트시즌 희망 '활짝'


'추석 징크스'라고 해야 할까.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좋지 않은 일로 울상을 짓는 SK엔크린이 또 한번 아픔을 곰씹었다. 올 시즌은 없이 지나가나 싶었던 '2패 후 3연승'이 하필 이 때 나온 것이 공교로우면서도 얄궂다는 느낌을 줬다.

시즌 첫 '2패 후 3연승'이 나왔다. 모두가 넉넉한 쉼을 준비하는 연휴 첫날인 22일 저녁에 열린 12라운드 3경기에서 한국물가정보가 SK엔크린을 3-2로 꺾었다. 먼저 두 판을 잃은 후에 내리 세 판을 가져온 역전극이었다.

3패 후 4연승도 아니고 2패 후 3연승은 흔할 것 같지만 2018 KB리그의 47경기 만에 처음 나온 것이다(72경기가 치러진 지난 시즌엔 총 네차례 나왔었다). 모르긴 몰라도 야구로 치면 9회말 역전 홈런, 축구로 치면 후반 추가 시간에 두 골을 몰아넣어 역전승한 기분일 거다.

▲ 금요일에 천부배 1회전을 통과한 후 밤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 이동훈 9단(왼쪽)이 저녁의 리그에서 한국물가정보 주장 신민준 9단을 백 불계로 꺾었다. 저녁 8시 반 승부가 끝나자 마자 밤 12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급히 공항으로 향한 이동훈(일요일의 천부배 2회전은 오후 1시 30분(우리 시각)에 시작하며 이동훈은 박정환과 대결한다).
"값진 강행군이 됐을 법도 한데 비행기를 타기 전에 비보를 확인했을 것"이라는 홍민표 해설위원의 멘트가 있었다.

한국물가정보는 강동윤의 대타로 등판한 퓨처스 안정기가 박민규에게 패하고, 팀 승부가 달린 빅매치에서 신민준이 이동훈에게 패하면서 때 이르게 벼랑으로 몰렸다.

그런데 밤 10시부터 결과가 드러나기 시작한 장고대국과 후반 속기전 두 판 등 나머지 세 판을 한국물가정보가 다 이겼다. 맨 먼저 4지명 박건호가 장고판을 가져오며 역전의 발판을 놓았고, 10시 32분과 40분에 박하민의 동점타와 허영호의 결승점이 차례로 이어졌다. 이 중 박건호와 허영호 판은 둘 다 300수를 넘기는 접전이었고, 결과 또한 나란히 1집반이라는 박빙의 승리였다.

▲ 평소 절친 사이인 두 기사. 이날 경기 전까지 7연패의 깊디 깊은 늪에 빠져 신음하던 허영호 9단(오른쪽)이 상대전적의 우위(8승4패)를 바탕으로 홍성지 9단에 승리하며 대역전극에 마침표를 찍었다.

수훈은 전반기 연타석 홈런의 주인공, 5지명 박하민이었다. 이 경기를 이기면 11승(1패)으로 최소한 공동 다승왕을 확보하는 SK엔크린 1지명 이영구를 꺾었다. 첫 대결이면서 팀 스코어 1-2에서 터진 대형 동점 홈런이었다. 올해가 KB리그 데뷔 원년인 박하민은 다섯 차례 있었던 상대 1지명과의 대결에서 4승1패(최철한에게만 패했다)의 경이적인 성적을 올리며 연말의 신인왕을 예약했다.

-허영호, 7연패 끊으며 천금의 결승점
-박하민에게 일격 맞은 이영구, 10승2패로 다승왕 행보 '흔들'
-이동훈의 강행군, 팀 패배로 빛 바래


종착역이 가까워지는 시점에서 3연승을 달린 한국물가정보는 경쟁팀 중 가장 먼저 7승째(5패)를 찍으며 잠정 2위로 순위가 점프했다. 전반기 때 2-3의 패배도 갚았다. 승리 시 5할 승률(6승6패)을 달성하며 한국물가정보와 Kixx를 동시에 끌어내릴 수 있었던 SK엔크린은 3연승의 흐름이 끊기며 5승7패, 6위에 머물렀다.

▲ 최종국 허영호-홍성지 전은 막판에 차이가 급속도로 좁혀지면서 숨막히는 긴장감이 더해졌다. 인공지능의 형세 판단과 TV 모티터를 동시에 보며 계가에 여념이 없는 한국물가정보 진영.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23일 3위 정관장 황진단과 4위 BGF가 1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대결한다. 신진서 9단과 이창호 9단이 천부배 출전으로 오더에서 제외된 정관장 황진단은 이 대신 잇몸으로 싸워야 하는 일전. 이원도와 송규상, 두 명의 퓨처스 선수가 기회를 얻었다.



▲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급상승하고 있는 박민규 6단(오른쪽)이 올 시즌 네 번째 등판(1승3패)한 안정기 4단에게 완승을 거두며 리그 4연승을 달렸다.

▲ 올 시즌 나란히 출발이 꼬였던 양 팀 4지명 대결에서 최근 컨디션이 나아지고 있는 박건호 3단(왼쪽)이 류민형 6단을 상대로 303수 만에 백 1집반승.

▲ 짜릿한 역전극으로 중위권 샌드위치 신세를 벗어난 한국물가정보. 정관장 황진단, 화성시코리요와의 대결을 남겨놓고 있다.

▲ 개인 승수가 넉넉해 남은 두 경기를 승리하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SK엔크린. 포스코켐텍, Kixx와 차례로 대결한다.

▲ "2연패를 당해서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옆의 박하민 선수가 잘해준다면 박건호 선수는 괜찮다고 보고 있었고, 허영호 선수는 상대전적에서 앞서 있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었다. 남은 경기를 흥분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잘 준비하겠다."(한종진 감독)

"팀이 0-2로 지고 있는 상황까지 보고 들어가서 팀이 이길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운 좋게 바둑이 잘 풀려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박하민)

▲ 한복 차림의 이소용 캐스터와 홍민표 해설위원이 정감 넘치는 진행으로 명절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