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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3연승...박정환팀 사실상 탈락
화성시코리요, 박정환 부재 속 첫 탈락 멍에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8-09-21 오전 3:21:03
▲ 신안천일염이 전반기 화성시코리요에 당한 1-4 패배를 설욕하며 실낱 같은 포스트시즌의 희망을 살려나갔다. 반면 화성시코리요는 사실상 탈락했다. 사진은 신안천일염 주장 이세돌 9단(오른쪽)이 화성시코리요의 퓨처스 조인선 4단을 상대로 선취점을 올리는 장면.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2라운드 1경기
신안천일염, 화성시코리요에 3-2 승


8당(當)8락(落). 8승을 하면 올라가고 8패를 하면 떨어진다. 점점 윤곽이 드러나는 4강 커트라인은 5할 승률을 충족한 7승 팀 중에서 개인 승수를 비교해 가려질 전망이다.

벼랑끝 심정으로 인한 두 팀의 대결에서 신안천일염이 한숨을 돌리는 값진 1승을 가져갔다. 20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2라운드 1경기에서 신안천일염이 화성시코리요를 3-2로 눌렀다.

▲ 순위표 최하위에 위치한 두 팀의 대결로 지는 팀은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하는 '죽음의 매치'였다.

경기 전까지 두 팀은 나란히 4승7패를 기록 중이었고, 개인 승수에 차이에 의해 화성시코리요가 7위, 신안천일염이 8위였다. 4위까지 주어지는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차지하려면 적어도 5할 승률(7승7패)을 확보해야 하므로 절체절명의 승부를 벌였다.

기세 면에선 직전 경기에서 대승을 거둔 화성시코리요가 '신의 오더'를 만들고도 대패를 당한 신안천일염보다 나아보였다. 대진도 주장 박정환이 천부배 출전으로 빠진 공백을 최소화했다. 신안천일염 주장 이세돌 9단에게 퓨처스 조인선 4단을 붙이고, 나머지 네 판에서 동지명 대결을 이끌어냈다. 약간 불리하긴 해도 이 정도면 승부를 걸어볼 만했다.

▲ 2014년 10월 이후 4년 만에 KB리그 무대에 선 화성시코리요의 퓨처스 조인선 4단(왼쪽. 74위).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초반을 단단하고 깔끔하게 이끌었지만 중반부터는 역부족을 드러냈다. 이세돌 9단은 마지막 장면에서 완벽한 수읽기로 대마를 잡고 끝내는 등 제 컨디션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3연승과 함께 시즌 4승8패의 성적.

그러나 1승1패를 기대했던 전반부 속기전 두 판을 모두 내주면서 끌려가는 경기를 펼쳐야 했다. 장고대국에서 원성진 9단이 한 판을 만회하고, 후반 속기전에서 송지훈 4단이 크게 앞서갈 때는 대역전에 대한 기대감도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양 팀 5지명이 맞대결한 5국에서 루수항 5단이 한상훈 8단에게 패하면서 모든 꿈이 수포로 돌라갔다. 맨 마지막에 끝난 4국에서 송지훈 4단이 격전 끝에 극적인 반집승을 거뒀지만 승부가 끝난 뒤여서 아쉬움을 샀다.

▲ 올 시즌 가장 치열했던 판으로 손꼽힐 송지훈-한태희 전을 집중 검토하는 화성시코리요 진영. 끝없는 패싸움과 파란만장한 바뀌치기가 종국 직전까지 이어진 결과 송지훈이 반집승했다.

▲ 승부가 끝났을 때의 모습은 이랬다. 왼쪽이 송지훈 4단, 오른쪽이 한태희 6단.
둘 중 하나는 금방 부러질 것 같았던 격전이 얄궂은 결말을 낙착되자 "행운의 여신이 송지훈에게 웃어줬다(송태곤 해설위원)" "한 판이 아니라 몇 판을 본 듯하다(최유진 캐스터)"라는 말이 중계석에서 나왔다.

화성시코리요는 사실상 탈락했다. 톱랭커 박정환을 보유하며 시즌 초반 다크호스로 꼽혔지만 6라운드부터 빠져든 4연패에 치명상을 입었다. 2-3 패배를 5번이나 당했고, 팀의 명운이 걸린 이날 승부엔 박정환이 부재하는 등 운도 잘 따라주지 않았다.

이세돌 9단이 뒤늦게 살아나기 시작한 신안천일염(5승7패)은 한 경기 더 생명을 연장했다. 남은 두 경기를 대승으로 장식한 다음 다른 팀들의 결과에 따라 운명을 걸어볼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 '무언(無言)의 승부사'와 '침묵의 승부사'가 마주한 대결에서 '무언' 한상훈 8단이 214수 만에 불계승을 거두며 팀 승리를 결정했다. 올 시즌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는 한상훈은 8승4패, 류수항은 4승8패로 정반대의 성적이 매겨졌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21일 1위 포스코켐텍과 2위 Kixx가 12라운드 2경기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개인 승수 차이가 3승인 관계로 2위 Kixx가 4-1 스코어 이상으로 승리하면 1,2위의 자리가 바뀌게 된다.

양 팀 주장 김지석 9단과 최철한 9단이 나란히 천부배 출전으로 빠진 상황에서 대타로 출전하는 퓨처스 선수에 의해 승부가 가려질 전망. Kixx의 김세동 6단은 올 시즌 네 번째(2승1패) 출전이고, 포스코켐텍의 김현찬 4단은 2라운드에 이어 두 번째(1패) 등판 기회를 얻었다.



▲ 끈끈한 기풍에 장기전을 능기로 한다는 점에서 닮은 점이 있는 두 기사. 시종 팽팽한 샅바싸움을 벌인 끝에 안국현 8단이 1집반승을 거두며 상대전적의 격차를 4승1패로 벌렸다.

▲ 이지현 9단에게 3승1패로 강한 면을 보이는 원성진 9단이 불과 139수 만에 불계승. 모든 손해를 감수하고 잡으러 간 흑대마가 보기 좋게 살아가자 이지현은 더 둘 수가 없었다. 시즌 3승8패는 리그에 몸담은 이래 최악의 성적.

▲ 4위 BGF와 3위 정관장 황진단과의 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신안천일염. 지지옥션배 승리의 주역 김채영 5단(오른쪽)이 모처럼 검토실을 찾았다.

▲ 지난 시즌엔 막판 5연승으로 와일드카드결정전에 진출했던 화성시코리요. 박정환의 부재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왼쪽 두 번째가 지난해부터 사령탑을 맡은 박지훈 감독.

▲ 정상에서 굴러 떨어진 바위를 다시 밀어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