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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牛步千里)...원성진 100승한 날, 화성시도 웃었다
화성시코리요, BGF에 4-1 대승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8-09-14 오전 4:28:42
▲ "몰랐는데 감회가 새롭다. 팀도 이겨서 무척 기쁘다." 화성시코리요의 맏형이자 2지명 원성진 9단이 100승 달성의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1라운드 1경기
화성시코리요, 박정환 지고도 대승...'전승'에 희망 건다


-부인 이소용 캐스터는 오늘 이기면 100승이라는 걸 분명 알고 있었다. 우리에게 "어떻게 축하를 해줄거냐" 묻기까지 했다.(송태곤 해설자)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알고 있었어도 (부담을 줄까 봐) 얘기하지 않았을 것 같다."(원성진 9단)

'황소 3총사'의 일원으로 묵묵히 외길 승부만을 걸어온 원성진 9단(33)이 바둑리그 통산 100승 고지에 올랐다. 2004년 원년 대회부터 참가해온 원성진은 도중 병역의무로 2년의 공백기를 가졌지만 꾸준한 활약으로 13번째 시즌 중에 100승 위업을 이뤘다.

통산 100승은 2015년 7월 5일 최철한 9단이 첫 등정한 후 강동윤.이세돌.김지석.박영훈.이영구.조한승.박정환.윤준상.이창호 9단이 차례로 오른 데 이어 11명째 기록이다. "예상보다 늦었다"는 원성진 9단의 달성시 전적은 100승70패로 58.82%의 승률. 현재 최다승은 131승의 최철한 9단이다.

▲ 원성진(오른쪽)은 장고판에서 일찌감치 대가를 구축하며 157수 만에 이창석의 항복을 받아냈다.

100번째 승리를 거둔 상대는 BGF 5지명 이창석 4단이었다. 랭킹과 지명에서 자기보다 아래이지만 농심배 예선에서 아픈 패배를 안겨준 것을 설욕했다. 팀 스코어 1-1에서 이 판의 승리가 대승의 기폭제가 됐다.

-원성진, 11번째 '100승 클럽' 주인공
-컨디션 난조 박정환, 박영훈에 패배
-5지명 류수항, 조한승 꺾고 결승점


삼성화재배 일정으로 한 주 휴식기를 가진 후 재개된 11라운드 첫 경기에서는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화성시코리요가 또 한번 불굴의 저력을 과시했다. 1지명 맞대결에서 믿는 주장 박정환이 박영훈에게 패하며 위기를 맞았으나 이후 네 명의 주전이 모두 승리하며 BGF를 4-1로 눌렀다.

▲ 지난 라운드에서 선두 포스코켐텍을 꺾고 기사회생한 화성시코리요가 뒤늦게 연승 기세를 타며 생명 연장의 꿈을 이어갔다. 현재 4승7패로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이기면 포스트시즌의 희망이 있다.

한편 모든 관심이 쏠렸던 박정환-박영훈 전은 막판에 충격적으로 승부가 왔다갔다 하면서 양팀 진영의 애간장을 태웠다. "오늘 계가를 100번도 더 하는 것 같다"며 마지막까지 진땀을 흘린 중계석 송태곤 해설위원의 멘트를 옮긴다.

"어, 박영훈 9단, 저기를 손을 빼요(?). 백(박정환)이 잡으러가면 어떻게 되죠. 제가 보기엔 죽었는데요.'
"그래도 뭔가 있으니까 손을 돌린 것 아닐까요."
"두 선수가 다 저보다 잘 두기는 하지만 저건 아무래도. 제 눈엔 암만 봐도 죽었는데요."
"아, 박정환 9단 이건 착오예요. 끝내기로는 최소 반집은 졌어요. 두 사람의 얼굴을 보세요. 조금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잖아요."

즉각 칼을 뽑았어야 할 장면에서 조금만 득을 보려 한 것이 문제였다. 박영훈이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쪽으로 끝내기를 해오자 판단 미스였다는 것이 금새 드러났다. 평소의 컨디션 같았으면 있을 수 없는 일. 스스로도 어이가 없었던지 복기를 하면서 연신 헛웃음을 지었다.

▲ 지난주 삼성화재배 32강전에서 '죽음의 조'를 산뜻하게 탈출했던 박정환 9단(왼쪽)은 중국 리그에서 충격의 연패를 당한 여파가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 2016년 이후 박영훈에게 5연승을 거뒀던 흐름도 끊겼다(227수 박영훈 흑 불계승).

"예전에 '대마상'이 있던 시절, 박영훈 9단이 돌 46개짜리 대마를 잡고 상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상대가 박정환 9단이었어요."
"스스로는 '공격형'이라고 얘기해서 가끔 웃게 만들잖아요. 흐흐흐."

중계팀 중 찰떡 궁합을 자랑하는 송태곤.최유진 콤비의 맛깔나는 입담이 현장감을 높이며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즐거움을 주었다. 이 판이 하도 긴박하게 돌아가서 도중에 옆 대국이 끝났음에도 카메라가 돌아가지 못했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14일 한국물가정보와 포스코켐텍이 대결한다. 강동윤-최철한의 장고대국 빅매치가 준비되어 있으며, 4국의 허영호-이원영은 유일한 리턴매치(전반기 이원영 승). 최근 컨디션이 살아난 한국물가정보 주장 신민준은 포스코켐텍 5지명 윤찬희와 첫 대결을 벌인다.



▲ 김승재 8단에게 랭킹과 올 시즌 성적에선 밀리지만 상대전적(2전 2승)만큼은 앞서 있던 최재영 4단이(오른쪽)이 흑 2집반승을 거두며 3연승의 우위를 이어갔다.

▲ 랭킹과 지명도에서 훨씬 윗길인 조한승 9단을 꺾고 결승점을 올린 류수항 5단(왼쪽). 화성시코리요는 후반기 들어 류수항이 이기면 팀도 이기고, 지면 팀도 지는 흐름을 타고 있다. 시즌 성적도 4승7패로 팀 성적과 동일.

▲ 자존심이 걸린 '4단 삼총사' 간의 리턴매치에서 송지훈(오른쪽)이 설현준에게 설욕했다. 송태곤 해설위원이 "오늘 200번쯤 계가를 하는 것 같다"고 비명을 지를 즈음 설현준의 치명적인 실수로 대마가 잡히며 돌연 승부가 끝이 났다.

▲ 지난 시즌 막판 5연승으로 와일드카드결정전(5위)에 진출했던 화성시코리요. 올해도 그 저력이 발휘될까. 팀 순위는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개인 승수는 6승의 BGF를 웃돈다.

▲ 6승2패로 잘 나가다가 최근 3연패를 당한 BGF. 개인 승수가 적어 앞으론 매 경기 마지막이란 각오로 싸워야 할 판이다.

▲ 올 시즌 유독 중국리그에서의 성적이 좋지 못한 박정환 9단(2승6패). 8연승의 신진서와 대비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