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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1승6패...최악의 성적으로 전반기 마감
1지명 맞대결에서 신진서에게 불계패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8-08-11 오전 6:19:04
▲ 5월의 GS칼텍스배 결승 이후 3개월 만에 마주한 대결에서 신진서 9단(오른쪽)이 이세돌 9단에게 다시 승리하며 상대전적의 격차를 4승5패로 바짝 좁혔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2경기
신안천일염, 접전 끝에 정관장 황진단에 3-2 승


올 시즌 깊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이세돌 9단이 전반기 마지막 대국에서도 패했다. 이세돌 9단은 10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7라운드 2경기에서 신진서 9단에게 208수 만에 불계패했다.

랭킹 2위와 5위, 7라운드에서 유일하게 성사된 1지명 맞대결로 관심을 증폭시켰다. 5월의 GS칼텍스배 결승 이후 이후 3개월 만의 재회. 그 때의 패배를 잊지 못하는 이세돌 9단으로선 별렀던 무대일 수 있었다. 또 올 시즌 3명의 신예(박하민.송지훈.설현준)에게 잇달아 패하며 구겨질대로 구겨진 체면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상대전적에서 이 9단이 5승3패로 앞선 가운데 9번째 맞대결을 벌였다.

▲ 1승5패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신안천일염이 이세돌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정관장 황진단을 꺾는 집념을 발휘했다.

개시 20분, 좌하귀를 잡으며 좋은 출발을 보이는 듯했다. 하변 공방에서 균열이 일어났다. 그곳 한 번의 부딪침에서 신진서가 큰 우세를 잡았다. 중계석의 이희성 해설위원은 "백이 두터워지면서 흑이 아무 낙이 없는 국면이 됐다"고 말했다.

불리한 이세돌에게선 치명적인 시간연장책 실수도 나왔다. 귀를 잡고 있던 외곽의 대마가 거꾸로 잡히면서 전의를 상실했다. 오래 끌어가지 않았다. 개시 1시간 25분이 지났을 무렵 졌다는 의사 표시를 했다.

▲ 우리 나이 서른 여섯이라는 세월의 무게 탓인지 속기 대국에서 뚜렷한 약점을 드러내고 있는 이세돌 9단. 전반기 7차례의 속기대국에서 승리는 단 한 번, 4라운드에서 홍성지 9단을 상대로 거둔 것이다.

1승6패는 40명의 KB리거 가운데 가장 밑바닥의 성적이다. 2년 전 역대급으로 부진했을 때(5승8패)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70%에 육박하는 승률로 리그 통산 승률 2위에 올라 있는 이세돌이다. 지난해는 팀이 바닥을 기는 와중에도 9승2패로 꿋꿋했었다.

▲ 개시 1시간 20분 만에 166수의 단명으로 끝난 2국. 안국현 8단(왼쪽)이 외길 수상전에서 박진솔 8단의 대마를 잡고 3승3패로 상대전적의 균형을 맞췄다.

이세돌 9단은 5월 들어 급격히 내리막이다. 4월까지 31승7패로 좋았던 전적이 5월 이후엔 11승17패로 저조하다. 두 기간의 승률을 비교해 보면 82%에서 39%로 급전직하다. 여기에 올해는 유달리 자신의 성적과 팀 성적이 동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마음 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위기다.

▲ 부진한 5지명 한승주의 대타로 올 시즌 첫 등판 기회를 잡은 퓨처스 이원도 6단(왼쪽). 그런데 하필이면 상대가 4전 4패만을 당해왔던 한상훈 8단이다. 3년 만에 다시 만나 패하면서 5전 5패. 지난해 2승 13패로 참담했던 한상훈은 5승2패로 완벽한 부활을 노래했다.

농심배 대표 안국현의 선취점로 출발한 신안천일염은 전반기 마지막 라운드에서 어렵사리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한상훈이 이원도를 꺾으며 2-1로 리드했을 때는 쉽게 승리가 보이는 듯 했으나 직후 김명훈에게 동점을 허용하면서 살얼음판의 길을 갔다.

▲ 주장 대결 못지 않은 일전. 중반까지 필패의 형국에 몰려있던 이지현 9단이 견디고 견딘 끝에 2집반의 역전승을 일궈냈다. 어떻게 해도 지기 어려웠던 이창호 9단이 거듭 실수하는 장면에서 "믿기지 않는다" "눈물나게 당했다" 등등 중계석의 안타까운 멘트가 줄을 이었다.

4시간 10분 가량 사투를 벌이며 가장 마지막에 끝난 장고대국에서 이지현이 집념의 역전승을 거둔 것이 결승점이 됐다. 전반적으로 벼랑을 등에 지고 싸운 신안천일염 선수들의 정신력이 정관장 황진단보다 강했다. 이세돌이 패했는데도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후반기의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11일 BGF와 포스코켐텍이 7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전반기 1위 자리가 걸린 중차대한 승부. 대진은 다섯 판 모두 만만치 않게 짜였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60만원(장고 400만원), 패자는 70만원(장고 80만원)을 받는다.



▲ 한태희 6단에게 3전 3승의 강한 면모를 보인 김명훈 7단(오른쪽). 마지막 반패 싸움이 승부를 갈랐다.

▲ 5지명 한상훈이 버팀목이 되어주는 가운데 이지현과 안국현이 살아나면서 반등의 실마리가 보이는 신안천일염.

▲ 지난해 우승한 전력을 그대로 보유했음에도 3승4패의 아쉬운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감한 전관장 황진단.

▲ 퓨처스리그에서 6전 전승으로 홀로 달리고 있는 정관장 황진단. 그 일원으로 남자기사들을 상대로 5승2패의 빼어난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는 오유진 6단(왼쪽)

▲ 기보는 핸드폰, 공부는 태블릿PC로. 박진솔과 신진서.

▲ 지난 라운드에서 4연패의 터널을 빠져 나온 홀가분함이 집념의 결승점으로 이어진 이지현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