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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현준도 이세돌 넘었다...김영삼호(號), 신안 꺾고 3연승
BGF, 5승 1패로 단독 2위 굳혀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8-08-04 오전 7:26:01
▲ 20세 동갑내기 신예 박하민 3단과 송지훈 4단에게 거푸 패하면서 자존심을 구긴 이세돌 9단(왼쪽)이 이번엔 그보다 한 살 아래인 19세의 설현준 4단을 만나 또 패했다. 팀이 2-1로 리드한 상태에서 당한 이 패배가 팀 패배로 연결되었기에 더욱 뼈아팠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6라운드 2경기
김감독의 곡예타기 '5연속 3-2 승'


"또 3-2네요."
"이번엔 '쫄깃한' 승리였어요."

BGF가 비지땀을 흘린 끝에 3-2 역전승을 거두자 중계석의 이희성 해설자와 김려원 진행자가 신기하다는 듯 한마디씩을 주고받았다.

이길 때면 무슨 공식화된 것처럼 박빙의 승부를 펼쳐온 BGF가 5연속 3-2로만 승리하는 특이한 행보를 지속했다. 3라운드에서 한국물가정보에 1-4로 패한 것을 제외하고는 5경기 모두 3-2 공방을 펼쳤고, 그 때마다 모두 이겼다.

▲ 단독 2위를 굳히려는 BGF와 최하위를 탈출하려는 신안천일염의 의지가 맞물려 매 판 진땀나는 공방이 펼쳐졌다.

팀이 끈끈하다고 볼 수도 있고, 운이 따른다고 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아슬아슬 곡예를 타는 심정으로 매 경기를 지켜봐야 하는 감독의 입술은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4승1패와 1승4패, 정반대의 궤적을 그리고 있는 두 팀의 대결에서 2위 BGF가 최하위 신안천일염을 눌렀다. BGF는 3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6라운드 2경기를 또 다시 3-2로 승리했다.

▲ 속기로 2시간 35분, 공배를 제외한 수순만도 장장 339수에 달한 2국. 올 시즌 3패만을 당해 왔던 이창석 4단(오른쪽)이 한상훈 8단을 상대로 집념의 1집반 역전승을 거두며 첫승을 신고했다.

김려원 캐스터의 말마따나 '가슴 쫄깃한' 승리였다.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장고판을 내주며 1-2로 끌려가다 후반 4,5국을 모두 승리하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나란히 2시간을 넘긴 전반 속기전 두 판은 서로 역전승을 주고받으며 1-1로 마쳤다. 먼저 끝난 3국에서 신안천일염 안국현 8단이 조한승 9단에게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지만, 뒤이어 BGF 이창석 4단이 더 심한 역전승을 거두면서 피장파장의 결과가 됐다. 두 판의 결과가 똑같이 흑 1집반승이란 사실도 공교로웠다.

문제는 장고판이었다. 신안천일염 이지현 9단에게 1승3패로 약세를 보이는 박영훈 9단이 좋은 국면에서 갑자기 사고를 쳤다. 조급한 마음에 결정타를 날리려다 되레 카운터펀치를 맞으면서 멀쩡한 대마가 몰살당하는 비극을 맞았다.

▲ 양 팀이 승부판으로 지목한 장고대국에서 지난 주 국수산맥배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9단으로 승단한 이지현(오른쪽)이 5경기 만에 첫승을 따냈다(159수 흑 불계승).

단명국의 충격 속에 1-2로 밀렸다. 5국의 김승재는 몰라도 4국의 설현준이 신안천일염 주장 이세돌 9단을 이길 확률은 크게 보지 않는 것이 상식이었다. 때마침 모니터에선 이세돌의 거센 흔들기가 반상 이곳 저곳을 마구 휘젓고 있었다. '지겠구나...' 콩알만해진 심장이 더욱 쪼그라들었다.

-이세돌, 신예들과의 세 번 대결에서 모두 패배
-2위 굳히기 들어간 BGF...'포스코켐텍, 한 판 뜨자'


이 위기를 팀의 막내 설현준(19.랭킹 35위)이 막아냈다. 자신감과 대담함으로 똘똘 뭉쳐 이세돌과 난타전을 벌인 끝에 불계승을 거뒀다. 끝까지 계가했다면 2집반 정도의 차이. 이세돌은 그 직전 싹싹하게 패배를 인정했고, 곧장 승부처 근처의 돌을 뜯어내면서 새까만 후배와 길고 긴 복기에 들어갔다.

▲ 백번의 이세돌 9단이 길게 가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우지끈 중앙을 끊어간 것이 과수. 이후 빈축으로 몰리는 포도송이의 진행(네모 박스 안)이 펼쳐지면서 흑이 승기를 잡았다.

밤 11시 7분. 한태희를 상대로 줄곧 우세한 형세를 이끌던 김승재가 승부를 끝냈다. BGF의 3-2 역전승. 그제서야 크게 기지개를 펴며 자리에서 일어선 김영삼 감독이 보기 좋은 웃음을 지으며 한마디를 던졌다.

"오늘 같은 날 한 잔 안하면 말이 안 되겠죠(?)"

▲ "박영훈, 조한승 선수가 모두 지는 걸 보면서 오늘은 힘들다고 생각했다. 이창석 선수가 대역전승을 거두는 걸 보면서 약간의 희망은 갖고 있었지만..."
"-(다음 7라운드에서 포스코켐텍이랑 대결하는데) 워낙 센팀이라서^^;; 한데 내일 오더를 보니 포스코켐텍도 고비더라. 만약 SK엔크린이 포스코켐텍을 잡아주면 우리도 기세 좋게 한 번 붙어보겠다."

BGF는 최근 3연승과 더불어 5승째(1패)를 수확하면서 확실한 2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3지명 김승재가 5승1패, 4지명 설현준이 4승1패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반면 신안천일염은 최하위 탈출에 실패하면서 1승5패, 포스트 시즌 진출에 큰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팀 성적과 동행하고 있는 이세돌 9단이 1승5패, 4지명 한태희 6단 역시 1승5패로 부진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4일, 선두 포스코켐텍과 7위 SK엔크린이 6라운드 3경기에서 대결을 펼친다. 후반 5국에서 이영구-최철한의 1지명 맞대결이 성사되는 등 전력이 엇비슷한 배치가 많다. 배수진의 SK엔크린을 상대로 포스코켐텍으로서도 긴장을 늦추면 안 될 경기.

▲ 제2국. 농심배 대표가 된 여세를 몰아 상대전적이 좋지 않은(1승3패) 조한승 9단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둔 안국현 8단(오른쪽).

▲ 제5국. 올 시즌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김승재 8단이 한태희 6단을 상대로 불계승. "BGF는 김승재 선수의 활약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는 이희성 해설위원.

▲ "우리 팀 선수들은 다들 성격 좋고 착하고 성실하고..." '원조 훈남' 감독(왼쪽)이 훈훈한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는 BGF.

▲ 이세돌과 안국현, 농심배 대표가 2명이나 되는데도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신안천일염.

▲ 자신보다 랭킹이 한참 아래인 신예들과의 대결에서 잇달아 패하면서 적색 경보등이 켜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