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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3연승 이끈 한종진 감독 '"이렇게 좋을 수가"
한국물가정보, BGF 꺾고 개막 3연승...포스코켐텍과 공동 선두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8-07-01 오전 4:33:43
▲ 자존심이 걸린 양 팀의 '영건' 대결에서 한국물가정보 박하민 3단(오른쪽)이 BGF 설현준 4단을 흑 불계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 3경기
한국물가정보, BGF에 4-1 대승


올 시즌 주전 전원을 교체하고 새출발의 각오를 보인 두 팀. 그런 의지가 통했는지 나란히 2연승을 달리며 초반 돌풍을 일으킨 두 팀의 대결에서 한국물가정보가 BGF를 눌렀다.

한국물가정보는 30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 3경기에서 BGF를 4-1로 꺾었다. 최근 6경기 연속 3대 2 승부가 펼쳐졌던 흐름을 일거에 뒤엎는 승리였다.

▲ 둘 중 이긴 쪽은 3연승, 진 쪽은 연승의 기세가 꺾일 수밖에 없는 중차대한 일전. 지난해 한국물가정보의 주전이었다가 올해 BGF로 트레이드 된 박영훈 9단과 설현준 4단을 적으로 상대해야 하는 얄궂은 대결이기도 했다.

경기 전 '누가 이겨도 3-2일 것'이라는 예상은 속속 드러나는 결과 앞에서 무색해졌다. 일방적이었다. 1지명 신민준, 5지명 박하민, 3지명 허영호, 2지명 강동윤의 승리가 일직선으로 이어졌다. 4-0. 수세의 BGF는 최종국에서 3지명 김승재가 승리하며 영봉패를 막아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 같은 팀 박하민의 활약에 헤드라인 자리를 빼앗기고 있지만, 올 시즌 처음 주장 완장을 찬 신민준(왼쪽)의 활약도 대단하다. BGF 5지명 이창석을 꺾고 3연승 대열에 합류했다.

선봉에 나선 1지명 신민준과 5지명 박하민의 선제 2승이 이번에도 이어졌다. 세 경기 연속이다. 이어 장고판에서 3지명 허영호가 상대 2지명 조한승을 돌려세우며 일찌감치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3-0.

지난 경기에서 김지석 9단과 이세돌 9단을 연파하며 깜짝 스타로 떠오른 박하민 3단은 한 살 아래인 설현준 4단을 맞아 흔들림 없는 완승을 거뒀다. 설현준의 광할한 백 진영에 일찌감치 특공대를 투입해 성공한 다음 마지막 치명적인 노림을 침착하게 비켜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211수 흑 불계승). 랭킹 69위의 박하민을 전격 발탁한 한종진 감독의 혜안에 중계진의 칭찬이 다시 줄을 이었다.

▲ 올해 인공지능을 열공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박하민 3단. "어떤 점이 도움이 되냐"고 묻자 "인간보다는 무조건 세니까..." 라고 서두를 뗀 다음 "사람과는 누구나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말을 덧붙였다.

▲ 조한승 9단에게 상대전적 3승6패로 밀리고 있던 허영호 9단(왼쪽)이 장고판에서 개전 두 시간 만에 낙승을 거두며 팀 승리를 결정했다.

팀 승부와는 무관했지만 박영훈-강동윤의 중량감 있는 대결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둘의 24번째 대결(강동윤 12승11패)이자 2주 전 중국 을조리그에서 박영훈이 승리한 후 재차 맞붙는 리턴매치의 성격을 띠었다.

▲ 2년 전에는 LG배 우승컵을 놓고 다투기도 했던 두 사람. 그 후 랭킹이 27위까지 밀렸다가 13위까지 회복한 강동윤 9단(오른쪽)이 167수의 단명국으로 박영훈 9단에게 설욕했다.

개막 3연승을 달린 한국물가정보는 강력한 우승 후보인 포스코켐텍과 나란히 공동 선두에 올랐다. 2015년 팀을 창단한 후 이런 기세, 이런 경사는 없었다. 하지만 다음 라운드의 대진이 참으로 공교롭다. 이런 기쁨을 만끽할 겨를도 없이 포스코켐텍과 대결해야 한다.

해보기도 전에 기가 죽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포스코켐텍이 전날 화성시코리요와 힘든 경기를 펼쳤다는 점도 한국물가정보로선 긍정적인 요소. 한종진 감독 역시 중계석의 AI식 승률 기대치를 묻는 질문에 "지금 기세라면 우리가 6대 4 정도로 유리할 걸로 본다"며 한껏 자신감을 나타냈다.

▲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릴 것 같은 표정이다"라는 이소용 캐스터의 첫마디에 "앗, 안됩니다"하며 얼굴을 가린 한종진 감독. 이어서 "감독을 맡은 지 4년이 되었는데 오늘 같은 날은 정말 기쁘다"는 소감이 이어졌다.
나란히 마이크를 잡은 박하민은 "MVP까지는 몰라도 신인왕은 솔직히 욕심이 난다"며 "시작할 때는 반타작이 목표였는데 이제는 10승 정도로 목표를 수정해야 할 것 같다"고.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최종 순위를 다투는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일 요일 SK엔크린과 정관장 황진단의 3라운드 4경기로 이어진다. 초반 2패를 당한 SK엔크린으로선 배수진을 쳐야 할 경기. 신진서에게 6전 6패를 당하고 있는 이동훈이 악연의 사슬을 끊을지 여부가 팀 승리와도 직결돼 있어 주목된다.



▲ 마지막에 안정기에게 크게 수를 내주며 역전패를 당할 뻔했던 김승재가 흑으로 2집반을 남겼다. 팀내 유일한 3연승.

▲ 뜻밖의 대패를 당하며 연승에 제동이 걸린 김영삼의 BGF호.

▲ "내가 오면 팀이 지는 걸 많이 봐서 겁난다"는 노승권 대표(왼쪽 붉은 셔츠)가 큰 맘 먹고 응원 온 자리에서 대승을 거둔 한국물가정보.

▲ 검토실에 아예 노트북을 들고 와 분석 삼매경에 빠진 한종진 감독(가운데). 인공지능이 불러온 새로운 풍속도이다. 한 감독의 뒤에서 신기하다는 듯 지켜보고 있는 사람은 전 기사회장인 양건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