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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때는 이창호!...정관장 황진단, 반격 (종합)
[챔피언결정전 2차전] 정관장 황진단, 포스코켐텍에 3-1 승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7-12-02 오후 11:36:19
▲ 최연장 바둑리거 이창호 9단(왼쪽)이 윤찬희를 꺾고 선제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친 정관장 황진단이 챔프 2차전을 승리했다.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정관장 황진단, 포스코켐텍 꺾고 1승1패...3일 최종 3차전서 판가름


정관장 황진단이 정규리그 1위팀의 자존심을 세웠다. 2차전서 포스코켐텍에 반격하며 최종 3차전으로 승부를 몰아갔다.

정관장 황진단은 2일 오후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KB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포스코켐텍을 3-1로 꺾고 1차전 패배를 만회했다. 이로써 1승씩을 주고받은 양 팀은 2017 챔피언의 자리를 놓고 3일 정오부터 최종 대결을 펼친다.

▲ 동시에 시작한 속기판(2국)이 끝난지 7분 후(2시 27분) 막을 내린 장고판. 초반부터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김명훈의 기세에 눌린 탓인지 최철한이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손을 들었다(185수 김명훈 흑불계승).

9시간 동안 용호상박의 접전을 펼쳤던 전날과는 달리 2차전은 6시간 30분의 공방만으로 승부가 판가름났다. 1차전에서 포스코켐텍의 1~3지명이 팀 승리를 합작했듯이 2차전에선 정관장 황진단의 1~3지명이 반격을 완성시켰다.

포문은 리그 최연장자이며 정관장 황진단의 정신적 지주인 이창호 9단이 열었다. 이 9단의 2국 등판을 예상하고 포스코켐텍이 '맞춤 오더'로 내세운 윤찬희를 압도하며 귀중한 선제점을 올렸다.

▲ 지난 15년간 바둑리그를 뛰면서 다섯 번째 포스트시즌을 경험하고 있는 이창호 9단. 5패만을 기록하다가 첫승을 올렸다.

출발은 늘 그렇듯 조심스러웠다. 일정 수준 양보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실시간 스코어가 30대 70까지 밀렸다. 반전의 계기는 윤찬희의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이 9단이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반격하면서 대마 공방이 펼쳐지는 듯한 양상.

하지만 이 9단은 다른 그림을 그렸다. 적절히 타협했고 정리에 들어가자 실시간 스코어는 70대 30 거꾸로 이 9단의 우세를 가리켰다. 중계석의 홍민표 해설자는 "두터움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 한 판이었다"고 했다.

▲ 뭔가에 쫒기듯 무리수를 연발한 한승주(왼쪽)와 이를 부드럽게 응징한 나현. 100수도 안 돼 형세가 나현쪽으로 크게 기울면서 한승주가 전날에 이어 다시 패배의 쓴 맛을 봤다.

이 9단의 선제점에 이어 장고판 주자 3지명 김명훈이 포스코켐텍의 1차전 히어로 최철한을 꺾었다. 김명훈의 장고판 기용은 '알려진 비밀'이 된 최철한의 출전을 예상한 카드. 오래된 공식전에선 1승4패였지만 최근의 국가대표 리그전에서 6연승 중이었다.

▲ "김성룡 명감독이 자꾸 추천해주셔서 장고판에 내보냈다." (김영삼 감독)

▲ "장고판에 신진서가 나올 걸로 예상했는데 김명훈일 거라는 선수들의 예상이 맞았다. 2국 이창호 등판도 선수들이 예상했고, 윤찬희가 나가겠다고 했다. 오늘 오더는 선수들이 짰다." (김성룡 감독)

상대 오더를 훤히 들여다보고도 두 판을 내리 잃은 포스코켐텍은 3국에서 2지명 나현이 한 판을 만회했지만, 이어진 4국에서 3지명 변상일이 정관장 황진단의 특급 에이스 신진서에게 결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 전날 최철한에게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던 신진서(왼쪽)가 변상일을 상대로 결승점을 올렸다.

상대전적에서 변상일에게 3전 3승으로 앞서 있던 신진서는 중반까지는 약간 불리한 형세에 놓였으나 승부처에서 돌이 부딪히기 시작하자 가공할 수읽기 능력을 보여줬다. 대부분 노타임이었고, 변상일 역시 만만찮은 수단으로 반격을 시도했으나 신진서의 철통같은 방어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정규시즌 상위 5개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스텝래더 방식으로 최종 순위를 가리는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3000만원, 5위 1500만원.

▲ 정관장 황진단의 김영삼 감독과 이창호 9단. 2차전에선 리그 최연장 이창호의 선제점과 최연소 신진서의 결승점이 어우러졌다.


▲ "1.2국을 모두 가져오면서 편한 흐름이 됐다. 3차전도 크게 다를 건 없고 선수들과 저녁 먹으면서 마지막으로 (오더)이야기를 하고 오늘 중으로 결정지어야 할 것 같다."

"한승주가 어제 오늘 져서 의기소침한 것 같은데 훌훌 털어내고 편안하게 둔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

▲최종 3차전 포스코켐텍의 장고판 주자는 계속해서 최철한일까, 아니면 이원영일까.

▲ 이창호 9단이 끝까지 함께 한 정관장 황진단 검토진. 2012년 창단 후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 챔피언 트로피의 주인공은 마침내 내일의 승자로 판가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