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신진서는 졌지만...정관장 황진단 13승 우뚝
2012년 창단 후 첫 1위...김영삼 감독 "꼭 통합 우승 이루겠다"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7-10-23 오전 9:28:42
▲ 빅매치로 시선을 끈 양 팀 1.2지명 대결에서 이영구(왼쪽)가 신진서를 114수의 단명국으로 제압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컨디션 절정의 이영구는 7연승, 신진서는 다승왕이 확정된 상태에서 2패째를 당했다. 하지만 경기는 정관장 황진단이 3-2로 승리.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7라운드 4경기
SK엔크린, 2-3으로 패하며 2위 탈환 실패


5위 자리를 비워둔 채 막바지 순위 싸움에 여념이 없는 바둑리그는 전쟁터 같은 외교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매 경기의 결과에 따라 이해관계가 바뀌기에 합종연횡은 필수다. 시즌 초.중반에 적이었던 팀과도 자연스럽게 악수하고 득이 될 것 같지 않으면 가차없이 버린다. 서로 살기 위해 하는 일이란 걸 알기에 원망도 안 한다.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2위 자리를 놓고 우승이 확정된 팀과 3위팀이 벌인 승부. 인정상으론 여유 있는 쪽이 봐줄 법도 하건만 결과는 엄정했다. 2위를 탈환할 절호의 기회를 놓친 SK엔크린은 깊은 한숨을 쉬었고, 전날 예기치 않은 날벼락을 맞은 포스코켐텍은 하루 만에 웃음을 되찾았다.

▲ 전반기에 '2패 뒤 3승'의 대역전극을 펼친 정관장 황진단이 후반기에도 승리했다.

22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7라운드 4경기에서 1위 정관장 황진단이 3위 SK엔크린을 3-2로 꺾었다. 불패의 주장 신진서가 이영구에게 쉽게 선제점을 내주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인 황진단이었으나 이내 막강한 허리힘이 뒤를 받쳤다. 4지명 한승주와 3지명 김명훈의 잇단 승리로 물꼬를 돌린 다음 2-2 상황에서 박진솔이 이태현을 꺾고 팀 승리를 가져왔다.

▲ 마음이 편안함 팀은 편안해서, 조급한 팀은 조급해서 손놀림이 빨랐던 승부. 그 결과 중요 승부처에서 댠명국이 속출했다. 장고판에서 SK엔크린 1지명 안성준과 난타전을 벌인 끝에 135수 만에 승리한 김명훈(오른쪽).

정관장 황진단, 신진서 나란히 13승2패로 우뚝
1위를 제외한 2위~5위팀 최종 라운드에서 가려져


이 경기를 승리할 시 2위에 오를 수 있었던 SK엔크린(포스코켐텍과 10승5패 동률이지만 개인 승수에서 앞선다)은 털썩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자력의 기회를 상실한 채 마지막 라운드에서 포스코켐텍이 기다린 다음 다음날 화성시코리요를 꺾는 것이 희망으로 남았다. 전날 포스코켐텍이 패하면서 조기 우승을 확정 지었던 정관장 황진단은 여세를 몰아 13승2패로 우뚝 섰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에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최종 3위로 아쉬움을 남겼던 정관장 황진단은 올 시즌 주전 5명을 모두 '보호선수'로 연속 지명하며 창단 첫 우승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5명 전원을 보호선수로 구축한 팀은 정관장 황진단이 유일했다.

▲ 주전 5명 전원을 보호선수로 구축한 정관장 황진단이 개막 10연승을 질주하는 등 시즌 내내 맹위를 떨치며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사진 제공 월간 바둑)

14년 역사의 바둑리그에 없던 개막 10연승을 질주하면서 페넌트레이스를 지배했다. 또한 지난 시즌 최종라운드 승리와 더불어 바둑리그 팀 최다 연승인 11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시작부터 한 차례도 1위를 빼앗기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의 질주로 두 경기를 남겨 놓고 우승을 결정했다.

17라운드까지의 개인 성적은 1지명 신진서가 13승2패, 2지명 이창호가 6승8패, 3지명 김명훈이 9승6패, 4지명 한승주가 9승6패, 5지명 박진솔이 10승5패. 개인 승수 역시 9개팀 중 가장 많다.

▲ 마지막 5국에서 이태현을 꺾고 팀 승리를 결정한 박진솔(오른쪽). 내년에도 '사기 5지명' 소릴 들을까, 아니면 어느 위치가 맞을까.

정관장 황진단의 정규시즌 1위는 올해가 처음이다. 그동안은 2012년 창단 첫해에 6위를 기록한 다음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 2위에 오른 것이 최고 기록. 창단부터 사령탑을 맡고 있는 김영삼 감독은 "영남일보 감독까지 7년째인데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여세를 몰아서 꼭 통합우승을 하고 싶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정관장 황진단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플레이오프전 승자와 3번기로 2017 시즌의 챔피언을 가린다.

▲ 경기 내내 웃음과 여유가 넘쳤던 정관장 황진단팀. 승패가 별 의미가 없는 만큼 집단 검토의 필요성도 없었다. 김영삼 감독은 외부 일정상 자리를 비웠고, 선수들은 알아서 대국을 마친 다음 각자 집으로 향했다.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5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최종 순위를 다투는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내주 정규시즌의 마지막 라운드인 18라운드를 치른다.

대진은 Kixx-포스코켐텍(26일), 화성시코리요-SK엔크린(27일)금), BGF리테일CU-한국물가정보(28일), 티브로드-정관장 황진단(29일). 포스트시즌의 순위에 따라 주어지는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이다.



▲ 박빈규(오른쪽)에게 한승주는 다시 마주하기 싫은 상대다. 전반기의 설욕에 실패하면서 4전 4패를 당하자 전날의 변상일처럼 대국장을 박차듯 나와버렸다.

▲ 5할 승률을 맞추고 싶었던 이창호 9단(왼쪽)과 3연패 탈출이 시급했던 홍성지. 한순간의 판단 착오로 유리했던 바둑이 크게 기울자 이 9단이 153수 만에 선선히 돌을 거뒀다.

▲ 마지막 라운드에서 5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화성시코리요와 대결하는 SK엔크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