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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주장 '이름값'...CU 4연패 탈출
BGF리테일CU, 전반기에 이어 다시 화성시코리요에 3-2 승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7-09-17 오전 6:46:18
▲ 팀 스코어 2-2 상황에서 BGF리테일CU 주장 이동훈(오른쪽)이 송지훈을 꺾고 팀 승리를 결정했다. 이동훈은 올 시즌 처음 주장을 맡았다.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2라운드 3경기
BGF리테일CU, 4연패 벗어나며 PS 희망 살려


"이 경기를 지는 팀은 너무 위험해집니다."

중계석 송태곤 해설위원의 한마디가 그 어떤 설명보다도 단순명료했다. 나란히 3승7패를 기록 중인 7위와 8위팀의 대결. 여기서 패하면 벼랑끝으로 내몰리는 싸움에서 7위 BGF리테일CU가 승리했다.

BGF리테일CU는 15일 저녁 열린 2017 KB리그 12라운드 3경기에서 화성시코리요를 3-2로 눌렀다. 지긋지긋한 4연패의 굴레를 벗음과 동시에 5위까지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포스트시즌의 희망을 이어갔다.

▲ 박정환이란 존재의 무게감 때문일까. 경기 전 바둑TV의 익스프레스는 '52대 48, 화성시코리요 우세'를 예견했으나 결과는 BGF리테일CU의 승리였다.

세 판에서 전반기의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그 세 판 중 유일하게 최재영이 허영호에게 설욕하며 분전했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주장 박정환의 선제점 포함 2승에 그쳤다.

BGF리테일CU의 수훈갑은 이번에도 이창석이었다. 전반기에 이어 화성시코리요 2지명 강유택을 꺾고 1-1 동점을 이뤘다. 이어 2지명 이지현이 장고대국(1국)을 제압하며 앞서 나간 BGF리테일CU는 2-2 상황에서 주장 이동훈이 송지훈을 막아내며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 앞의 두 라운드를 쉬며 재기의 기회를 노렸던 진시영(오른쪽)은 하필 박정환을 다시 만났다. 시작부터 가해오는 박정환의 시간 압박을 못견딘 탓인지 일찌감치 판을 그르치며 1시간도 채 안 돼 두 손을 들었다(114수 박정환 백 불계승).

BGF리테일CU는 전반기에 이어 다시 3-2 승리를 안았다. 팀 순위는 4승7패로 여전히 7위. 하지만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경쟁팀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며 5승에 머물러 있는 중위권(4위~6위) 세 팀을 바짝 따라붙었다. 흔히 말하는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주장 이동훈이 7승4패, 2지명 이지현이 6승5패. 무엇보다 이제는 퓨처스 선수라 부르기도 민망한 이창석의 눈부신 활약(6승3패)이 팀에 생명력을 불어놓고 있다.

▲ 전반기에 이어 다시 강유택을 꺾는 수훈을 세운 이창석(왼쪽). 본업인 퓨처스리그(5승5패)보다 바둑리그에서의 성적(6승3패)이 월등한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다음날(일요일) 퓨처스 경기를 앞두고 팀 동료인 오유진으로부터 "우리도 좀 챙겨라"라는 소릴 들었다.

CU '희망', 화성시 '위기'...명암 엇갈려
이창석, 또 '일등공신'...오유진 '퓨처스도 챙겨라'


반면 화성시코리요는 직전 경기에서 3연패를 탈출한 분위기가 촛불 꺼지듯 다시 사그러들었다. 3승8패가 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선 남은 5경기에서 최소 4승1패 이상은 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로 내몰렸다. 주장 박정환을 제외하곤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중인 선수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이 현재의 팀 사정을 말해준다.

▲ 이날 박정환은 두 명의 여성이 선물을 주고 도망치듯 가버린 데 이어 또 다른 두 명의 여성으로부터 사인 공세를 받았다. 사진을 찍고 나서 "박정환의 어디가 좋냐"고 물었더니 동시에 큰 대답이 나왔다. "잘 생겼잖아요!"

박정환 시즌 9연승, KB리그 16연승...최다 연승기록에 -2
최단 기간, 최고 승률 '100승'에도 1승만을 남겨


한편 박정환은 국내외 21연승 행진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KB리그에서만은 연승기록을 이어갔다. 올해 개막전부터 9연승, 지난 시즌부터 16연승이다. 자신이 2014~15년에 걸쳐 작성한 리그 최다연승 기록(18연승)에 2승만을 남겨 둔 상태. 포스트시즌을 포함하면 22연승으로 자신이 2014~15시즌에 세웠던 21연승을 넘어섰다(참고로 야구, 농구 등의 프로 스포츠에선 포스트시즌 성적을 개인이나 팀 기록에 포함시키지 않고 따로 집계한다. 공평한 잣대를 적용하기 위함이다).

▲ 무엇이 이리도 재밌을까. 최정과 오유진이 자리한 BGF리테일CU 검토실에는 동료 송혜령 2단과 김민정 초단이 찾아와 저녁 내내 '까르르 까르르' 웃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KB리그판 '미녀들의 수다'가 팀 승리에 보약이 된 건 아닐까.

관심은 내일(일요일)의 빅매치로 옮겨간다. 개막부터 10연승을 달리고 있는 정관장 황진단이 포스코켐텍을 상대로 KB리그 팀 최다 연승 기록인 11연승에 도전한다. 대진은 이창호-이원영, 김명훈-안조영, 한승주-최철한, 박진솔-변상일, 신진서-윤찬희(이상 앞이 정관장 황진단).

척 봐도 "신진서만 피하고 싶다"는 포스코켐텍 김성룡 감독의 바람이 이뤄진 오더다. 5지명 윤찬희를 용케도 신진서와 붙였고, 나현의 공백은 안정감 있는 노장 안조영으로 메웠다. 월요일 오더가 공표됐을 때부터 "기가 막히다"는 평판이 주를 이룬다.

▲ 김영삼 감독과 신진서는 이렇게 웃을 수 있을까.

정관장 황진단 김영삼 감독은 익히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나현이 빠진 자리엔 당연히 안조영이 들어올 걸로 봤다. 그렇다면 최철한-변상일-이원영-윤찬희-안조영의 라인업인데 이게 약한 전력인가" 반문하며 긴장의 끈을 한 치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결과는 과연 어떻게 나타날까. 사전 예상은 50대 50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분명한 건 하나 있다. 결전을 앞두고 양 팀 감독은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 겨우 눈을 붙인다 해도 제법 꿈자리 사나운 밤이 되지 않을까.



▲ 장고대국(1국)에서 김승재를 제압한 이지현(오른쪽). 상대 전적에서 3승3패의 균형을 이뤘다.

▲ 전반기에 허영호에게 당한 대역전패를 설욕했으나 팀 패배로 아쉬웠던 최재영(오른쪽).

▲ KB리그 100승 달성이 초읽기에 들어간 박정환(현재 99승34패).

▲ 처음 주장 완장을 찬 올해 고질병처럼 보였던 '낯가림 증상'이 사라진 이동훈(7승4패). 벌써 지난해 승수(7승8패)를 다 채웠다.

▲ 무엇에 놀랐을까.(사진 왼쪽부터) 최정 7단(21), 김민정 초단(17. 2016년 입단), 오유진 5단(19).

▲ 한 살 터울인 송혜령 2단(20)과 오유진(19)의 검토.

▲ 예상대로 박정환 혼자만 달린 끝에 위기를 맞은 화성시코리요. 송태곤 해설자는 "선수들이 마음을 다잡고 컨디션을 되찿는 길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고.

▲ "그동안 3-2 패배가 너무 많았다. 4연패를 벗어난 것이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 남은 경기에서 5등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백대현 감독. 왼쪽)

"(-이제는 바둑리거라 해도 좋을 것 같다) 실력에 비해 자주 출전한 것 같다."(-퓨처스리그와 바둑리그가 다른 점이 있다면) 실력이 부족해서 잘 모르겠다;; 앞으로도 많이 출전한다면 감독님 믿음에 보답하는 성적으로 기여하고 싶다."(이창석. 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