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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윤 낚은 강승민, "아마 대회 참가 좋았다"
Kixx, 중위권 힘겨루기 싸움에서 티브로드에 압승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7-09-15 오전 8:09:43
▲ 상대 전적 1승 4패지만 그 1승이 지난해 이맘때쯤 바둑리그에서 거둔 것. 초일류들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는 강승민(오른쪽. Kixx 4지명)이 티브로드 주장 강동윤을 재차 꺾고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2라운드 1경기
Kixx, 전반기에 이어 다시 티브로드에 4-1 승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폴 발레리(Paul Valery)


삼성화재배 일정 관계로 한 주를 쉰 바둑리그가 12라운드의 포문을 열었다. 이제부터는 휴식 없이 정규시즌이 끝나는 18라운드까지 내리 달린다.

포스트시즌의 안정권에 접어든 1~3위팀을 제외한 다른 팀들은 좌불안석이다. 누구든 가을잔치에 나갈 수 있고 누구든 탈락의 아픔을 맛볼 수 있다. 형체없는 불안은 살고자 하는 욕망을 부채질한다. 때마침 바람이 불고 있다.

4위 티브로드와 5위 Kixx. 포스트시즌을 향해 이제부터 피치를 올려야 하는 두 팀의 대결에서 갈 길이 좀 더 먼 Kixx가 티브로드를 눌렀다. Kixx는 14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KB리그 12라운드 1경기에서 티브로드에 4-1 대승을 거두고 순위를 맞바꿨다.

▲ 티브로드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Kixx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4-1 승리를 거뒀다.

1~3국에 1~3지명을 분산 배치하며 기선 제압을 노린 티브로드와 주장 김지석을 후반에 배치하고 각개격파식으로 대진을 짠 Kixx. 공표된 오더는 손톱만큼의 우열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팽팽해 보였다. 바둑TV의 사전 예상도 정확히 50대 50. "오더를 아무리 봐도 누가 우세한지 알 수 없다"는 송태곤 해설자의 말이 누가 이기든 3-2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컨디션에서 극명한 차이가 났다. 여기에 '티브로드는 해볼만 하다'는 Kixx 선수들의 자신감이 더해지면서 예상 밖 대차가 나버렸다.

▲ 바둑TV가 대박 이벤트를 실시한 첫날, 공교롭게도 이변이 속출했다. 바둑리그의 승부 맞추기는 원래가 어려운 일이지만 이날은 하늘의 별따기나 로또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맞춘 분이 있다면 '베팅의 신' 인정이다.

시작부터 이변이라면 이변이었다. Kixx의 4지명 강승민이 티브로드 주장 강동윤을 불과 1시간 10분, 121수 만에 꺾었다. 우상 일대와 하변에서 연달아 전과를 올린 다음 가운데 대마를 손쉽게 타개하면서 강동윤의 항복을 받아냈다. 대국을 지켜본 윤현석 심판위원의 입에서 "무력한 패배"라는 말이 나왔다.

티브로드 입장에서 뼈아픈 이변은 한 번으로 멈추지 않았다. 김정현이 윤준상에게 역전패하며 0-2로 서늘해진 가슴에 이번엔 Kixx의 퓨처스 선수 홍기표가 대못을 박았다. 장고대국(1국)에서 티브로드의 2지명이자 농심배 대표인 신민준을 제압하며 3-0 일직선으로 승부를 끝냈다.

▲ 8월 랭킹은 신민준이 15위, 홍기표가 55위. 하지만 상대 전적은 홍기표가 2전 2승이었고, 그 2승이 모두 시간이 있는 LG배와 농심배 예선에서 거둔 것이었다. 홍기표는 올 시즌 세 번째 출전 만에 첫승을, 농심배 출전을 앞둔 신민준은 7연패의 깊디 깊은 수렁에 빠지며 우려의 목소리를 샀다.

기세가 오른 Kixx는 주장 김지석마저 상대 수위타자 류민형에게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대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티브로드는 영봉패의 위기에서 마지막에 류수항이 한 판을 만회해 준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농심배 앞두고 김지석 '쾌청' 신민준 '먹구름'
강동윤 승패따라 울고 웃는 티브로드...징크스 11경기째 이어져


6라운드 이후 모처럼 대승을 거둔 Kixx는 5할대 승률(5승5패)에 복귀하며 티브로드와 순위를 맞바꿨다(Kixx 4위. 티브로드 5위). 주장 김지석이 8승2패로 잘해주고 있고, 2지명 윤준상과 4지명 강승민이 나란히 6승4패를 기록하며 팀을 떠받들고 있다. 5지명 김기용의 부진이 늘 걱정거리였으나 대안으로 홍기표가 부상하면서 햇살이 비춰지는 모양새다.

▲ 승리 소감을 말하는 강승민.

" 상대 주장을 만나면 마음이 편해진다. 지더라도 팀에 타격이 없기 때문에."
"(아마대회 참가는) 길게 생각 안 하고 신청했다. 우승해서 기분은 좋은데 얘기가 많은 것 같다."
"대회장이 시끄러워 집중이 안 되는 일은 없었고, 개인적으론 좋았다."

15일엔 9위(2승8패) 신안천일염과 6위(4승6패) 한국물가정보가 12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심재익-안국현, 목진석-박영훈, 한상훈-원성진, 박주민(퓨)-한태희, 조한승-설현준(이상 앞이 신안천일염). 전반기에 3-2 팀 승리를 이끌었던 신안천일염 주장 이세돌은 TV아시아선수권전 출전으로 오더에서 제외됐다. 신안천일염으로선 설상가상, 반면에 한국물가정보는 좋은 설욕의 기회를 맞았다.

▲ 하변 전투에서 김지석의 대마를 거의 수중에 넣었던 류민형(오른쪽). 하지만 이후 김지석의 흔들기에 덜컥 감각적으로 대응하다가 거꾸로 잡히는 비극을 맞았다.



▲ 윤준상을 상대로 무리한 싸움을 벌이다 좋은 흐름을 망친 김정현(시즌 3승8패). "연말 군 입대를 앞두고 뭔가를 해놓고 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 것 같다."는 송태곤 해설자의 총평이 있었다.

▲ 티브로드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류수항(왼쪽. 최근 5연승)이 지난 경기에 이어 다시 팀의 영패를 막았다.

▲ 중요한 5승째를 올리며 5할 승률에 복귀한 Kixx.

▲ 직전 경기에 이어 연속 1-4 패배를 당한 티브로드. 중요한 시점에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져 있어 걱정이 태산같다.

▲ 18일부터 중국서 열리는 농심배 1회전에 출격하는 신민준. 보통 때라면 대표팀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그가 선발을 맡아야 하는데 과연 어떨지.

▲ 포스트시즌을 앞둔 Kixx의 희망으로 떠오른 홍기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