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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일점' 오유진, 산뜻한 리그 신고식
이호승 꺾고 퓨처스 리그 성공적 데뷔...올 시즌 활약상 예고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7-05-23 오전 11:22:24
▲ 여자 바둑 기대주 오유진이 퓨처스리그 첫 대국을 승리하며 상큼한 출발을 보였다.

"이제 시작합니다"

바둑리그와 더불어 6개월의 장정을 시작한 퓨처스 리그에서 '홍일점' 오유진(19)이 기분 좋은 첫발을 뗐다. 오유진은 지난 20일 한국기원 4층 대회장에서 열린 2017 KB국민은행 퓨처스리그 1라운드 2경기에서 BGF리테일CU의 3지명으로 출전해 첫승을 신고했다.

바둑리그의 2부리그 격인 퓨처스리그에서 여자 기사가 선수로 참가하는 것은 2013년 김혜민 이후 4년 만의 일. 퓨처스리그는 3지명에 한해 선발전을 치르는데 오유진은 지난달 9대1에 달하는 경쟁을 뚫고 당당히 입성을 알린 바 있다.

이날 오유진의 상대는 늦깎이 아마 강자 출신으로 최근 군에서 제대한 이호승(30. 정관장 황진단 3지명). 각자 1시간의 장고대국에서 오유진은 초반부터 공격의 주도권을 쥔 다음 꾸준히 집 차이를 벌려나갔다. 이렇다 할 반전의 계기를 잡지 못한 이호승이 돌을 거둘 무렵엔 반면 15집 가량의 큰 차이. 완승이었다.

▲오유진은 침착한 수비형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시종 공세적인 자세를 취했다.

오유진은 지난해 궁륭산병성배 세계여자선수권대회와 여류국수전을 우승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달성한 성과로만 본다면 단연 여자 톱이다. 하지만 부동의 일인자로 최정이 버티고 있는 데다 랭킹은 여전히 100위권 밖이다. 넘어야 할 과제가 첩첩이다. 오유진도 그런 점을 의식한 듯 "이번 퓨처스리그에서 남자 기사들과 16번의 대국 기회를 갖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소속팀 백대현 감독의 말에 따르면 최정 못지 않게 오유진도 '독종'이다. 장미처럼 화사한 외모를 지닌 만큼 그 독은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오유진의 만개를 지켜보자. 응원은 필수다.

▲ 최정과 오유진은 올 시즌 BGF리테일CU 소속으로 한 배를 탔다. 나이는 최정(21)이 두 살 위. 반상을 떠나면 둘은 친자매 이상으로 절친한 사이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BGF리테일CU는 오유진을 비롯해 이창석,안정기 등 세 명의 선수가 모두 승리하며 전날 바둑리그에서 정관장 황진단에 당한 대역전패(2승 후 3연패)를 설욕했다. 바둑TV의 송태곤 해설자는 "BGF리테일CU는 퓨처스 선수들의 전력이 상당히 좋다. 당연히 본 리그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그 점에서 BGF리테일CU의 올해 성적이 기대가 된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2017 KB국민은행 퓨처스리그는 바둑리그와 똑같이 9개팀이 참가해 포스트시즌 없이 정규리그 성적만으로 순위를 가린다. 팀 상금은 1위 2500만원, 2위 1500만원, 3위 800만원. 팀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50만원, 패자는 15만원을 받는다.


▲ 같은 퓨처스리그 2년차 대결에서 이창석(오른쪽)이 박하민에게 백으로 불계승.

▲아마 시절 LG배 16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던 안정기(오른쪽)도 바둑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김진휘를 상대로 흑번 불계승을 거뒀다.

▲ 퓨처스리그 주말 경기는 한국기원 4층 대회장에서, 수요일 경기는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다.